아이 조산한 베트남인 뉴엔 티 하씨 부부 한 달 벌이로 병원비 감당 못해
▲ 6월 20일 뉴엔 티 하(마르타 32)씨가 인큐베이터 속의 아들을 바라보고 있다. 남편 황 다이 퐁 제공
“여보 아이가 나오려나 봐요….”
5월 24일 오전 8시 30분. 베트남으로 돌아가는 비행기를 타기 위해 집을 나서던 뉴엔 티 하(마르타 32)씨의 양수가 갑자기 터졌다. 배 속에 있는 아기의 예정일은 아직 한 달이나 남은 때였다.
남편 황 다이 퐁(요셉 31)씨는 황급히 응급차를 불렀다. “그때만 생각하면 지금도 아찔해요. 아내가 건강이 많이 안 좋아져서 아기는 고향에서 낳으려고 공항에 가던 참이었는데….”
990g. 아홉 달 만에 태어난 꾸안은 1㎏이 채 되지 않았다. 너무 일찍 세상에 나온 탓인지 심장에 구멍이 생겨 혼자 힘으로는 숨을 쉴 수도 없었다. 엄마와 아빠에게는 하루가 일 년처럼 흘러갔다. 간밤에 아기가 어떻게 되지는 않았을까 면회가 허락되는 아침이 되면 종종걸음으로 병원으로 향했다.
6월 20일 서울의 한 병원에서 만난 부부는 꾸안을 면회하고 나오는 길이었다. “아기가 태어난 이후 계속 인큐베이터 안에 있어서 한 번도 안아보지 못했어요. 심장의 구멍이 닫혔다고 하니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죠.”
엄마 하씨는 면회 시간 30분 동안 잠시도 아들에게서 눈을 떼지 못했다. 꾸안의 몸무게는 이제 간신히 1.4㎏을 넘었다.
몸이 약한 아내 대신 퐁씨는 인천의 한 공장에서 혼자 돈을 벌고 있다. 2006년 한국에 온 퐁씨는 2010년 고향 친구였던 하씨를 한국에서 만나 결혼했다. 부부가 둘 다 순수하고 욕심이 없어 고향 가족들에게 생활비를 보내고도 부족함을 느끼지 못하고 살았지만 아들 꾸안의 병원비 앞에서는 어쩔 도리가 없었다.
“한 달 월급 150만 원 중에 50만 원은 베트남에 보내고 나머지 100만 원으로 생활해왔어요. 월세에 각종 공과금 내고 남는 돈으로 그럭저럭 살아왔는데 하루에 수십만 원인 병원비는 감당할 수가 없더라고요.”
퐁씨는 2009년 취업 비자가 만료돼 현재 미등록 외국인 신분이다. 아내 하씨도 상황은 마찬가지여서 의료보험 혜택을 받을 수 없다.
퐁씨의 사연을 알게 된 인천교구 무지개 이주민센터장 홍성실 수녀가 백방으로 수소문한 끝에 보건복지부와 해당 병원으로부터 의료비 지원을 받았지만 이마저도 1000만 원이 한도다. 현재 꾸안의 병원비는 1000만 원을 훌쩍 넘은 데다 언제 퇴원할지도 모르는 상황이다.
어려운 상황에서도 부부는 서로를 의지하며 하루빨리 꾸안을 집으로 데려올 날을 기다리고 있다. 퐁씨는 “아기가 건강하게 퇴원하는 것 말고는 더 바라는 게 없다”며 휴대전화에 담아온 꾸안의 사진을 오랫동안 바라봤다.
김유리 기자 lucia@pbc.co.kr
▨후견인 / 홍성실 수녀(인천교구 무지개 이주민센터장)
이주민으로 살아온 퐁씨 부부는 갑작스럽게 큰일을 겪으면서 자신들이 이방인이라는 것을 더욱 깨닫고 있습니다. 아기가 언제 퇴원할지 모르는 상황에서 퐁씨 부부는 막막하기만 합니다. 이 가정에 따뜻한 손길을 내밀어 주시기를 청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퐁씨 가정에 도움을 주실 독자는 28일부터 7월 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을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519)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