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수 기증자와 이식비 없어 애태워
▲ 한국에서의 희망을 꿈꾸며 온 중국 교포 안숙씨(가운데)가 어머니 박영월씨(왼쪽)와 사촌언니 김홍매씨와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중국 교포 안숙(26)씨는 부푼 꿈을 안고 지난해 한국에 왔다. 대학을 갓 졸업한 뒤 한국에서 취업해 자신의 미래를 막 펼치려 할 즈음 생각지 못한 병고가 찾아왔다.
“갑자기 어지럽고 빈혈이 일고 몸에 이상 증세가 와서 병원을 찾았어요. 그런데 제가 ‘급성림프구성 백혈병’이라는 거예요. 부모님과 함께 단란한 한국 생활을 그리며 지내기 시작했는데….”
안씨는 어린 시절부터 중국과 러시아 변경 지역 헤이룽장 학강의 농촌에서 할머니 친척들과 살았다. 부모가 먼저 한국에 정착했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열심히 학업에 정진해 칭다오의 한 대학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막 입국해 한국 생활을 시작하려던 참이었다. 비자 취득 교육을 마칠 무렵 생각지 못한 병을 얻은 것은 입국하고 불과 두 달 만의 일이었다.
날벼락 같은 일이 닥친 뒤 안씨 가족의 삶은 더욱 어렵게 됐다. 아버지 안일만(53)씨는 딸의 아픔을 가슴에 안고 생계와 병원비를 위해 건설 현장에서 밤낮으로 일하지만 벌이가 일정치 않다. 식당에서 일하며 그간 한국 삶을 꾸려온 어머니 박영월(47)씨는 딸을 간호하느라고 하던 일도 그만뒀다.
18일 서울 고려대 안암병원 병실에서 만난 안씨는 2차 항암치료를 마친 뒤였다. 20대 꽃다운 나이로 한창 한국 생활의 즐거움을 알아갈 시기에 그녀는 마스크를 끼고 모자를 눌러쓴 채 병상에 누워 있었다. 그는 “마음이라도 우울하지 않도록 노력하려 한다. 그래야 아픔도 빨리 나을 것 같다”고 했다.
안씨 가족은 보증금 300만 원 월세 25만 원 하는 서울 성북구에 있는 집에서 산다. 아버지만 생계 활동을 하는 가운데 지금까지 병원비만 2000만 원 넘게 들었다. 다행히 항암 치료 후 안씨 몸이 호전되고 있지만 앞으로 골수를 기증받으려면 최소 3000만 원 넘는 비용이 있어야 한다. 이마저도 안씨와 맞는 골수 기증자가 언제 나타날지 몰라 마냥 기다려야 한다.
애써 웃음을 짓는 안씨는 치료받는 불과 몇 달 사이 몸무게가 많이 줄고 거부 반응이 올 때마다 구토하는 등 고통 중에 있다. 췌장염 등 후유증도 앓고 있다.
안씨는 계획대로라면 올해 7월께 결혼할 예정이었다. 중국 현지에서 마음으로 고통을 나누는 약혼자 또한 여행 경비 마련이 어려워 아직 만나지 못하고 있다. 안씨는 “곁에 있는 가족과 약혼자의 격려가 제 고통을 견디는 힘이 돼주고 있다”며 “얼른 나아서 취직해 제가 꿈꾸는 한국 삶을 시작하고 싶다”고 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후견인 / 남창현 신부
서울대교구 이주사목위원회 위원장“안숙씨는 젊은 나이에 낯선 땅에서 갑작스럽게 백혈병을 얻고 병고 중에 있습니다. 치료비 해결과 함께 결혼 후 희망찬 생활을 이어갈 수 있도록 평화신문 독자 여러분께서 도와주세요.”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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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숙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27일부터 4월 2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36)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