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내는 결핵·암, 삼남매 홀로 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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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대교구 자양동본당 사회사목분과장 임용선씨(왼쪽)가 강연중씨 손을 잡고 위로하고 있다. 백슬기 기자 |
2월 9일, 설 연휴였지만 강연중(53, 예비신자)씨는 퀵서비스 배달을 위해 오토바이에 올랐다. ‘가족을 위해 하나라도 더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였다. 하지만 조급한 마음이 문제였다. 강씨는 신호등이 노란불로 바뀌자마자 길을 건넜고, 결국 옆 차선에서 달려오는 차에 부딪히고 말았다. 퀵서비스 1건당 수입으로 챙기는 3000원 때문이었다.
지난 1일 서울 자양동 강씨 집을 찾았다. 집안 불을 모두 꺼두고 있던 강씨가 그제야 방불을 켰다. 강씨는 교통사고로 손목이 부러지고 어깨 근육이 파열돼 두 달째 일하지 못하는 상황이었다.
“입원해서 치료받아야 하는데 경제적 여유가 없어 통원 치료를 했더니 생각보다 오래가네요. 쉬는 날 없이 일해야 겨우 생활이 되는 처지인데, 사고 나고 꼼짝을 못하니 집안 모든 것이 마비된 상태죠.”
강씨가 오전 11시부터 새벽 1시까지 휴일 없이 악착같이 일해야 받는 돈은 100만 원이다. 월세 53만 원과 생활비, 대출 이자까지 내고 나면 저축은 꿈도 못 꾼다. 집세도 석달째 밀려 있는 상황이지만 그보다 삼남매를 제대로 챙기지 못하는 것이 강씨의 가장 큰 고통이다.
“막내아들 운동화를 어느 날 우연히 봤어요. 발이 커져서 신발이 작은데도 억지로 신고 다녀 엉망이 됐더라고요. 중2면 한창 예민할 때인데 저에겐 한마디도 안 했어요. 이런 상황에서 비뚤어지지 않고 커 주는 게 고마울 따름입니다.”
사장님 소리를 듣던 강씨의 삶이 180도 바뀐 때는 7년 전. 개인 사업이 줄줄이 망하고 아내가 결핵, 암으로 쓰러지면서다. 이후 강씨는 아내를 요양병원에 맡기고 고향 목포에서 삼남매를 데리고 무작정 서울로 올라왔다.
“최근엔 병원에 보낼 돈이 없어서 아내를 처가에 맡겼어요. 하느님께 죄송한 말이지만, 현실이 감당이 안 되니까 정말로 나쁜 생각마저 들더라고요. 혼자서 운 적도 참 많습니다.”
지난해 3월 갑상샘 저하증으로 쓰러진 적 있는 강씨도 건강이 안 좋기는 마찬가지다. 하지만 강씨는 아직 교통사고 상처가 완전히 아물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오토바이에 다시 오르려 한다.
“고3이 된 큰아들이 ‘다른 건 혼자서 해볼 테니 수학 과외만 시켜줄 수 없느냐’고 물었는데 기다려 달라는 답밖에 못 해줬습니다. 그 말밖에 할 수 없는 제 마음은 어땠겠습니까. 얼른 다시 일해서 늦더라도 약속 지켜줘야죠.”
백슬기 기자 jdarc@pbc.co.kr
▨후견인 / 임용선(노엘) 서울 자양동본당 사회사목분과장정말 어려운 상황이지만 용기를 잃지 않고 세 아이와 아내를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분입니다. 독자분들의 관심과 사랑이 강씨와 가족이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가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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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454-000383-13-102※강연중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0일부터 16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36)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