뼈가 약해 작은 충격에도 부러져, 정부 지원과 동생의 헌신으로 삶 이어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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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혜영(오른쪽)씨가 자신을 간호하고 있는 동생 경훈씨와 손잡고 이야기하고 있다.
이정훈 기자 |
문혜영(42)씨는 15년째 병상에 누워있다. 20대 꽃다운 나이에 찾아온 갑상선 기능항진증과 골다공증, 근무력증이 불과 몇 년 사이 그를 걷지도, 움직이지도 못하게 바꿔놨다.
4일 서울 국립재활원 병실에서 만난 그는 무척 마르고 가냘팠다. 혼자 힘으로는 몸을 전혀 움직일 수조차 없다. 여동생 경훈(41)씨 없이는 한 발짝도 내디딜 수 없는 모습이었다.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데, 어느 날부터 목소리가 제대로 안 나오더니 몸에 점점 힘이 빠지고 계단도 오르기 힘들 정도가 됐어요. 이후 모든 일을 놓을 수밖에 없었죠.”
문씨는 고등학교 국어교사였다. 학원 강사로도 활동했던 그는 당시 기간제 교사 1년 차에 학교장에게서 “내년에 정식 교사로 전환되겠다”는 보장도 받았다. 그러나 부푼 꿈도 잠시, 병마는 손 쓸 틈 없이 그를 덮쳤다.
그는 “병원을 찾았지만, 몸 상태가 너무 악화돼 수술을 받지 못한 게 화를 불러온 것 같다”며 “온갖 약을 쓰고 병원도 여러 곳 다녔지만, 제대로 치료하지 못했다”고 했다.
문씨는 2002년께부터 집에서 누워 지냈다. 내내 병시중을 해줬던 어머니는 딸의 아픔을 가슴에 안고 2014년 작고했다. 그의 뼈는 일반인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약해진 상태다. 다른 이에겐 타박상이 될만한 충격도 뼈를 부러뜨릴 수 있는 정도다. 거기다 오랫동안 누워만 지내 몸이 굳고 휘었다. 몸을 옮길 때마다 무리해서 몸을 지탱하던 양팔은 안쪽으로 둥글게 휘었다.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이자 지체장애 1급인 문씨는 매달 정부 지원금 80여만 원을 받고 있다. 반지하 방 월세, 항갑상선제 등을 위한 생활비와 약값은 턱없이 부족하다. 무엇보다 그에게 필요한 것은 ‘인체 맞춤형 휠체어’다. 높낮이와 기울기, 몸에 맞는 휠체어가 그를 조금이라도 다닐 수 있도록 해줄 유일한 장비이지만, 이마저도 1000만 원이 넘는다. 입원 기한이 있는 국립재활원에서도 곧 퇴원해야 한다.
주말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언니를 돌보는 경훈씨가 “어여쁜 우리 언니가 청춘도 없이 평생 이렇게 지내왔는데, 남은 인생이라도 인간다운 삶을 지냈으면 좋겠다”며 눈물을 흘렸다. 언니 문씨가 “네가 도와줘서 이만큼 지내는 거지 괜한 소리 하지 말라”며 함께 울었다.
문씨는 “꿈같은 일이겠지만, 두 발로 땅을 딛고 아이들을 가르치는 날이 오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정훈 기자 sjunder@pbc.co.kr
“한창 꿈을 펼칠 나이에 병고에 든 문혜영씨는 손도 써보지 못하고 오랫동안 병석에서 지내왔습니다. 맞춤형 휠체어 마련과 물리치료를 위해 평화신문 독자 여러분께서 도와주세요.”
▨후견인 / 인완식 신부
서울대교구 일반병원사목위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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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혜영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5일부터 2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36)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