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양 얼굴 덮어 오른쪽 시력 잃어, 1차 수술 마쳤지만 추가 수술 시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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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티엔(오른쪽)씨가 전진구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장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
베트남 호치민시 인근 구찌 지역에 사는 능엔 티엔(28)씨가 이 지역에 정기적으로 봉사활동을 하러 오는 수원교구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 회원들 눈에 띈 것은 일그러질 대로 일그러진 얼굴 때문이다. 커다란 종양으로 뒤덮인 얼굴은 똑바로 바라보기 민망할 정도였다.
6살 때부터 눈이 아프고 시력이 나빠지는 증상을 보였던 티엔씨는 자라면서 점점 눈이 튀어나오고 변형되어 갔다. 머릿속에서 계속 자라는 신경섬유종이 안구를 압박하면서 나타난 증세였다. 결국 오른쪽 눈은 시력을 완전히 잃었고, 왼쪽 눈 또한 계속 커져 오는 신경섬유종에 눌려 기능을 거의 상실했다.
가난한 형편에 치료를 받는다는 것은 엄두도 못 낼 일이었다. 양육을 방관한 아버지와 정신질환을 앓는 어머니 사이에서 티엔씨는 방치되다시피 자랐다. 흉측한 외모로 친구들의 따돌림을 받다가 2000년 학교를 자퇴한 티엔씨는 시각 장애를 가진 비슷한 처지의 남편을 만나 결혼했다. 아기를 낳았으나 적절한 치료를 하지 못해 7개월 만에 세상을 떠나보내는 아픔을 겪었다. 이후 티엔씨는 남편과 함께 현지의 비인가 맹인시설에 들어와 살고 있다. 가까스로 먹여주고 재워주는 정도다. 부부 모두 시각 장애로 경제 활동은 꿈도 못 꾼다.
티엔씨의 딱한 사정을 접한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는 서울성모병원에 티엔씨 얼굴 사진을 보내 수술할 수 있는지 타진했고, 수술이 가능하다는 소식에 티엔씨를 한국으로 데려왔다. 9월 24일 한국에 온 티엔씨는 10월 10일 서울성모병원에서 무려 14시간에 걸친 대수술을 받았다. 기능을 상실한 오른쪽 안구는 들어내고, 얼굴을 뒤덮고 있던 종양을 대대적으로 제거했다.
19일 서울성모병원 병실에서 만난 티엔씨는 밝은 표정이었다. 수술 전과 비교하면 완전히 달라진 얼굴이다. 티엔씨는 “눈도 잘 보이고 종양도 아주 크게 줄어 정말 좋다”면서 그 자리에 함께한 본오동본당 빈첸시오회 전진구(미카엘) 회장에게 연신 고맙다고 했다.
2800만 원이나 되는 수술비는 다행히 서울성모병원 사회사업팀의 도움으로 감면을 받았다. 그러나 앞으로가 문제다. 의료진은 이번 수술 중에 티엔씨가 선천성 두개골 기형으로, 인공 뼈를 심지 않으면 상태가 악화할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2차 수술이 필요한 상황이다. 또 외래 진료를 계속 받아야 하고, 종양은 계속 자라기 때문에 언제 또 수술을 받아야 할지 모른다. 앞으로 얼마나 많은 돈이 더 들어갈지….
티엔씨는 퇴원 후 전진구 회장 집에서 지내며 외래 진료를 받을 예정이다. 티엔씨는 병실 바깥 풍경이 무척 아름답다고 했다. 한국 사람들 마음이 풍경보다 훨씬 더 아름답다는 걸 알려줄 수는 없을까.
남정률 기자 njyul@pbc.co.kr
▨후견인 / 기정만 신부(수원교구 본오동본당 주임)
티엔씨는 불우한 환경 탓에 제때 치료를 받지 못해 지금의 상태에 이르렀습니다. 이번 수술로 다 끝난 것이 아닙니다. 티엔씨가 밝은 얼굴을 잃지 않게 하려면 앞으로도 여러분의 도움이 절실합니다. 티엔씨의 웃음을 지켜주세요.
성금계좌(예금주 : 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티엔씨 도움 주실 독자는 30일부터 11월 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4)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