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력 상처 시달리며 생활고 겪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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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린다(오른쪽)씨가 발작으로 입원한 큰딸 예진이의 이마를 어루만져주고 있다. 이힘 기자 |
필리핀 출신 린다(가명, 37)씨는 뇌전증 발작으로 목숨을 잃을 뻔한 큰딸(예진이, 가명, 9) 이야기를 꺼내면서 눈물을 쏟았다. 서울의 한 이주여성 쉼터에서 만난 린다씨는 “심한 발작으로 구급차에 실려 병원에 갔는데 의식이 없었다. 오늘을 넘기기 힘드니 마음의 준비를 하라는 얘기까지 들었다”고 울먹였다.
예진이는 새해 첫날부터 심한 발작을 일으켰다. 깨어나지 못해 한 달간 중환자실 신세를 졌다. 예진이는 뇌전증 외에도 폐 손상과 급성신부전증이 겹쳐 생명이 위독한 상태였다. 응급 수술도 여러 차례 받았다.
의료진은 예진이의 작고 여린 몸에 산소호흡기를 비롯한 6개의 의료장비를 꽂았다. 린다씨는 그때 ‘딸만 살려주신다면 무슨 일이든 하겠다’며 하느님께 매달렸다. 자녀를 살리고 싶은 엄마의 간절한 기도 덕분이었는지 예진이는 서서히 회복했다.
“2주가 되자 손가락 하나를 움찔거렸어요. 서서히 의식도 돌아왔고요. 음식 섭취를 위해 목을 뚫고 설치한 호스도 제거할 수 있었어요. 기적 같은 일이었어요.”
의료진은 “예진이가 삶에 대한 의지가 아주 강한 아이”라며 놀라워했다. 예진이는 지금은 퇴원해 엄마와 지내고 있다.
2007년 한국인 남편과 혼인한 린다씨는 이듬해 예진이를 낳았다. 예진이는 생후 5개월 때 갑작스러운 발작을 일으켰고 그때부터 뇌전증약을 복용하고 있다. 예진이는 약을 먹으면서도 계속 발작을 일으켰다. 그럴 때마다 엄마는 딸을 안고 응급실로 뛰었다. 남편은 전혀 도움이 되지 못했다. 스무 살 연상의 남편은 술만 마시면 린다씨를 때렸다. 움직이지 못하게 하고 조금이라도 움직이면 욕설과 함께 머리채를 붙잡아 땅에 내리꽂았다. 유리창도 마구 깼다.
남편 폭력을 견디다 못한 그는 5년간 8차례나 지역 이주여성 쉼터를 들락거렸다. “다시는 안 그러겠다”던 남편은 끝내 술을 끊지 못했다. 남편은 현재 다른 사람을 때려 수감됐다. 결국, 이혼 소송을 낸 린다씨는 세 살배기 막내딸과 예진이를 데리고 지난해 서울로 피신했다. 그는 “이러다 죽을 것 같다 떠나왔다”며 “평소 알고 지내던 이주여성이 남편 폭력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눈시울을 붉혔다.
문제는 지금까지 밀린 수천만 원의 병원비를 어떻게 마련하느냐는 것이다. 두 딸을 돌봐야 하기에 일자리를 구할 상황이 아니다. 이주여성 쉼터의 도움으로 병원비 중 일부를 지원받았지만, 앞으로 생활과 예진이 약값이 가장 큰 걱정이다.
이힘 기자 lensman@cpbc.co.kr
▨후견인 / 곽 유스티나(○○이주여성쉼터 원장) 수녀
“린다씨는 정말 열심히 살고 있고 두 딸에 대한 애정이 큰 사람입니다. 어려운 가운데에서 늘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홀로 두 아이를 키워야 하는 린다씨에게 희망을 주세요.”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린다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5일부터 1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15)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