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후 돌변한 남편, 빚에 폭력까지 이혼 후 정부지원금으로 근근이 생활초등학생 딸 정서 불안에 치료 필요
▲ 고덕동본당 빈첸시오회 이연순(플로라) 회장이 김소연씨(왼쪽) 손을 잡고 위로해주고 있다. |
“수녀님, 신부님께서 절 살려주신 거나 마찬가지예요. 안 그랬으면 아이랑 정말….”
김소연(가명)씨는 흐르는 눈물로 말을 잇지 못했다. 초등학교 1학년과 4학년 두 딸을 키우고 있는 김씨는 지난해 가을, 첫째 아이에게 “우리 같이 죽자”며 아이를 데리고 밖을 나섰다. 동네를 정처 없이 걷는데, 서울 고덕동성당 마당에 있는 성모상이 눈에 띄었다. 그는 성모상 앞에 한참을 서 있었다. ‘첫째랑 같이 죽으면 둘째는 어떻게 하지. 내가 죽으면 우리 딸들을 돌봐줄 사람이 없는데, 내 인생은 정말 왜 이렇게 된 거지….’ 오만가지 생각이 들었다.
그때 그에게 다가와 말을 걸어주고 세례반으로 안내해 준 본당 수녀 덕분에 세례도 받고, 아이들도 매주 성당 주일학교에 다니고 있다. 그는 “어디서부터 제 이야기를 꺼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흐느꼈다.
김씨는 사기 결혼으로 모든 것을 잃었다. 직장을 그만두고 일본 유학을 준비하고 있을 즈음 전 남편을 만났다. 부모가 이혼해 스무 살부터 혼자 살아온 그에게 화목해 보이는 집에서 자란 남편은 듬직해 보였다. 남편은 “유학도 같이 가자”며 “혼인신고부터 하자”고 했다. 남편 부모에게도 인사드리고, 같이 살 집도 봐뒀다. 하지만 남편의 모든 것은 거짓이었다.
“혼인신고를 하고부터는 남편이 모든 걸 제 이름으로 하더라고요. 신용카드, 휴대폰 등이요. 유학도 차일피일 미루고요. 시간이 지날수록 미심쩍은 게 한둘이 아니었어요. 사실 확인을 하려니 제 뺨을 때리고, 어느 날은 칼을 들더라고요.”
김씨는 “아이들이 있건 말건 제게 손찌검을 했다”면서 “밤엔 아이 옆에서 자는 저를 끌어내 성폭행을 했다”고 털어놨다. 그렇게 둘째를 가진 뒤에도 남편의 폭력은 계속됐다. 남편은 김씨를 집에 감금하다시피 했다. “어느 날은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가게 해달라고 빌었어요. 결국, 갑상선 암 수술을 했고, 우울증과 공황장애 약을 먹은 지도 오래됐어요. 자궁 적출 수술도 해야 한다는데 비용도 그렇고 엄두를 못 내겠어요.”
남편과는 몇 해 전 우여곡절 끝에 이혼 서류에 도장을 찍었다. 아이들과는 기초생활수급비로 겨우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남편이 제 이름으로 지은 빚만 몇 천(만원)이었어요. 게다가 여러 명에게 사기 혐의로 고소를 당해 결국 징역형을 선고받았다고 하더라고요.”
그는 “삶이 너무 비참해서 매일 어떻게 죽을지 생각하다가도 아이들 때문에 버틴다”고 했다. 하지만 아이들은 당장 상담 치료가 필요한 상황. “첫째는 경계성 지능장애에, ADHD가 매우 심각한 상태고, 둘째도 정서적으로 불안하다는 진단을 받아 아이들에게 매우 미안하다”고 고개를 떨궜다.
박수정 기자 catherine@pbc.co.kr
후견인 서울대교구 고덕동본당 주임 정동훈 신부
▲ 정동훈 신부 |
몸도 마음도 아픈 상황이지만 세례를 받고, 두 딸을 위해 하루하루 버텨내고 있는 김소연님에게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께서 큰 사랑을 보내주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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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연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10월 9일부터 15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