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년 전 척수염으로 쓰러져 수술오랫동안 누워있다 보니 염증 발생 정부 보조금으론 치료는 언감생심
▲ 김춘화씨가 말없이 허공을 응시하고 있다. 김씨가 할 수 있는 것은 그저 기도하는 것 뿐이다. |
서울 동작구 대방동에 있는 한 임대아파트. 김춘화(마리아, 59, 서울 대방동본당)씨는 좁은 창문 틈 사이로 가을이 왔음을 알았다. 밖으로 나가 가을을 만끽하고 싶지만 그럴 수 없다. 척수염으로 인해 전신이 마비됐기 때문이다. 김씨는 20년 넘게 침대에 누운 채로 살아가고 있다.
김씨가 척수염으로 쓰러진 건 지금으로부터 20년 전. 그의 나이 39살 되던 해였다. 김씨는 척수염인 것도 알지 못한 채 어느 날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3일 만에 의식을 찾았지만 심한 척수염으로 수술을 받아야 했고 더는 움직일 수 없게 됐다.
김씨는 현재 척수염 합병증으로 인해 엉덩이에 피고름이 가득한 상태다. 20년을 누워서 생활하다 보니 심한 골다공증이 왔고 뼈가 몸 안에서 부스러지면서 염증이 생겼다. 치료 방법은 수술뿐이다. 하지만 수술을 받기에는 체력적으로 김씨가 감당해야 할 위험부담이 크다.
김씨는 말도 할 수 없다. 정확히는 말은 하지만 소리를 낼 수 없다. 척수염 진단 후 3년 만에 협심증이 찾아왔는데 그때 생긴 호흡 곤란으로 목에 구멍을 뚫은 탓이다. 1시간마다 구멍을 통해 가래를 빼내야 하는데 그 시간은 김씨에게는 또 다른 고통의 시간이다.
김씨는 처지를 비관하며 자살시도도 많이 했다. 자신의 팔을 칼로 긋거나 침대에서 떨어져 머리를 땅에 박아서라도 세상을 등지려 했다. 지금 앞니들이 깨진 것도 모두 그때 생긴 상처다.
그러던 중 대림동본당 신자들이 그를 찾아왔다. 당시 김씨가 대림동에 살던 때였는데 신자들은 김씨를 지극 정성으로 돌봤다. 김씨는 처음에는 신자들의 마음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하지만 신자들이 포기하지 않고 자신을 돌보는 것을 보고 세례를 받아야겠다고 마음먹었다. 그리고 13년 전 하느님의 자녀로 다시 태어났다.
현재 김씨가 한 달에 거머쥐는 돈은 100만 원이 조금 넘는다. 기초생활보장 수급비와 장애연금 등이다. 하지만 병원비와 생활비를 감당하기에는 너무도 부족한 상황이다. 김씨는 누워서 생활하기 때문에 기저귀를 사용할 수밖에 없다. 하지만 비용을 조금이라도 아끼기 위해 한번 사용한 기저귀라도 깨끗한 부분들은 잘라서 붙인 다음 다시 사용하고 있다.
김씨가 사용하는 침대도 문제다. 김씨의 경우 특수 제작한 침대를 사용해야 한다. 하지만 비용을 아끼려다 보니 15년이 넘은 침대를 그대로 사용 중이다. 침대가 낡고 오래되다 보니 침대에서 오는 불편함은 고스란히 김씨에게 통증으로 이어진다. 김씨는 현재 어머니와 함께 살고 있고 아들도 있지만, 어머니는 89세의 고령인 데다 아들도 형편이 어려워 그에게 도움이 되지 못한다.
김씨는 요즘 대방동본당 신자들이 가져다준 성가와 강연 CD를 듣거나 가톨릭평화방송 TV를 보며 기도를 한다. 몸을 움직이지 못하는 김씨가 할 수 있는 전부다. 신앙의 힘으로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김씨가 바라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세상이 좀 더 평화로워졌으면 하는 것, 가족과 본당 신자들이 무탈하길 바라는 것뿐이다. 도재진 기자 djj1213@cpbc.co.kr
후견인: 서울 대방동본당 빈첸시오회장 김현옥 (세라피나)
▲ 김현옥 회장 |
어려운 처지인데도 늘 다른 사람들을 먼저 생각하고 기도하며 살아가는 분입니다. 김춘화씨가 희망을 가질 수 있도록 가톨릭평화신문 독자 여러분의 관심과 기도를 부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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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춘화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1월 6일부터 12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