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 선교사 천요한(John Smyth) 신부가 10일
밤(현지 시각) 아일랜드 캐슬바 메이요대학병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84세.
고인의
장례 미사는 14일 낮 12시 아일랜드 스트레이드의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성당에서
봉헌되며, 유해는 성 베드로와 성 바오로 성당 묘원에 안장된다. 국내에서는 16일
오후 3시 서울 성 골롬반 선교센터에서 추모 미사를 봉헌한다.
1938년 아일랜드
메이요 주 폭스포드 스트레이드 태생인 천 신부는 1956년 성 골롬반 외방 선교회에
입회, 그해 달간파크(Dalgan Park) 골롬반신학대학에 들어가 6년간 공부한 뒤 1962년
12월 21일 사제품을 받았다. 이듬해인 1963년 동기 신부들 6명과 함께 한국에 파견돼
춘천교구 묵호본당 보좌를 시작으로 춘천교구 강릉 임당동ㆍ죽림동본당 보좌, 원주교구
평창본당 주임, 춘천교구 진부ㆍ홍천 양덕원본당 주임을 지냈다.
1975년
서울로 선교지를 옮겨 서울대교구 상봉동ㆍ묵동ㆍ목3동ㆍ도봉동본당 주임(묵동은
초대 주임)을 역임하는 등 한국에서만 29년간 사목했다. 이어 1991년 미국에 파견돼
1992년에 시카고 한국 순교자 성당에 부임해 22년간 사목했고, LA 인근 오렌지카운티
한국순교자성당으로 옮겨 8년간 사목하는 등 미국에서만 30년 동안 한인 교포들을
돌봤다.
이어 지난 8월 고국 아일랜드로 돌아와 노년을 보내던 중 사제수품
60주년 회경축을 불과 11일 앞두고 선종했다. 고인은 1960년에 2년 먼저 사제품을
받았던 형 천만복(Patrick Smyth) 신부, 1966년 4년 늦게 사제품을 받았던 동생 천
말라키(Malachy Smyth) 신부와 함께 3형제가 같은 골롬반회 사제로 한국에서 활동하며
한국에서의 선교사명을 충실하게 수행하는 이색 기록을 남기기도 했다.
고인이
도봉동본당 주임으로 재임할 때 주일학교 학생이었던 골롬반 외방 선교회 권태문
신부는 “십자가 고통의 신비를 묵상하다 보면, 천요한 신부님이 바로 떠오른다”면서
“예수님의 삶을 온몸으로 살아내신 천 신부님의 삶은 철저한 가난과 검소함, 밖으로는
드러내지 않는 속깊고 따뜻한 사랑으로 가득한 생애였다”고 추모했다.
오세택
기자 sebastiano@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