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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낯선 타국 땅, 다섯 아이 어떻게 키워야 할지…

베트남 이주 여성, 남편은 추방당해,, 미등록 외국인으로 쉼터에서 생활,,도움 요청할 곳도 없고 그저 ‘막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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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베트남 출신 이주 여성 누엔티티가 자녀들과 침대에서 즐거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


 “저는 태아였을 때부터 폭력을 당했습니다. 그래도 살아야 합니다. 천사 같은 아이들이 있거든요.”
 

베트남 출신 이주여성 누엔 티티(33)씨. 그의 아빠는 자신을 임신한 엄마를 무참히 폭행했다. 이유도 없었다. 우여곡절 끝에 티티씨는 세상에 나왔지만 3살 무렵 부모는 끝내 이혼했다. 아빠에게 폭력을 당하던 엄마는 이혼 후 티티씨를 때리기 시작했다. 심할 때는 강가에 던지기까지 했다. 의지할 형제도 없었던 티티씨에게 외할머니는 유일한 버팀목이었다. 그는 “외할머니와 농사짓던 어린 시절이 유일하게 남은 행복한 기억”이라고 털어놨다.
 

어려운 가정형편 탓에 중학교 때 자퇴를 했지만, 외할머니를 위해서라도 열심히 살려고 마음을 먹었다. 하지만 18살이 되던 2008년, 엄마는 외할머니의 반대에도 티티씨를 청각장애가 있는 40대 한국인 남성에게 돈을 받고 시집을 보냈다.
 

하지만 한국에서의 삶도 순탄치 않았다. 시부모와 시누이의 폭력은 도를 넘었고, 집을 나올 수밖에 없었다. 국적도 취득하지 못한 채 미등록 외국인으로 홀로 근근이 생계를 유지하던 그는 자상하게 대해주던 스리랑카 남자와 결혼까지 했다. 하지만 결혼 후 남자는 돌변했고, 또다시 폭력에 노출됐다. 그 사이 낳은 아이를 데리고 다시 한 번 용기를 내 뛰쳐나왔다.
 

이후 택배 일을 하던 같은 나라 출신 베트남 남자와 결혼해 3명의 아이를 낳았다. 경제적으로 어렵지만 아이들과 함께 행복할 수 있을 거라 믿었다. 너무 큰 희망이었을까. 미등록 외국인인 남편은 배 속에 아이를 남겨둔 채 지난해 10월 본국으로 추방당했다.
 

티티씨는 곧 태어날 아기까지 5명의 자녀와 함께 어떠한 지원도 받을 수 없는 신세가 됐다. 베트남으로 돌아가 남편을 만나는 길만이 유일하게 살 방법이었다. 하지만 비자조차 받을 수 없었고,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 할지조차 몰랐다. 다행히 대전교구 선화동본당의 도움으로 생계를 유지했고, 교구 사회복지국의 연계로 쉼터에 자리 잡을 수 있었다. 쉼터를 통해 티티씨는 비자를 발급받았지만 자녀들은 아직 출생신고도 하지 못한 상황이다. 건강이 급속도로 나빠져 밤에 잠도 못 잘 정도로 다리도 아프다. 하지만 보험 적용이 안 되기 때문에 병원도 마음 놓고 갈 수가 없다.
 

현실을 아는지 모르는지 유난히 밝은 자녀들은 엄마 곁을 떠날 줄 모른다. “사랑해 엄마.” 그는 이런 자녀들을 보면서 어떠한 상황이 닥쳐도 꿋꿋이 헤쳐나가겠다고 다짐한다.
 

“어릴 적 소원이 부모에게 따뜻한 사랑 한번 느껴보는 거였어요. 이런 마음을 자녀들에게만큼은 물려주고 싶지 않습니다. 가진 건 없지만 부모 사랑 많이 받은 아이로 꼭 행복하게 키울 거예요.”
 

박민규 기자 mk@cpbc.co.kr



후견인 : 여경순(프란치스카) 세종충남가톨릭사회복지회 이주여성쉼터 소장
 
▲ 여경순 소장
 

18살 어린나이에 타국에 와서 법적 보호가 되지 않는 상황임에도 5명의 자녀를 기르느라 갖은 고생을 하는 티티씨의 삶이 참 안타까웠습니다. 이제는 티티씨가 고향으로 돌아가 잘 정착해 살아갈 수 있기를 바라며 독자들의 따뜻한 사랑을 청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누엔 티티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1월 15일부터 21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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