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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음] ''인물화의 대가'' 정형모 화백 선종

청와대 전속 화가로 활동했으며 극사실주의 인물화로 유명, 교황 인물화 남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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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형모 화백.


▲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과 김수환 추기경, 1985년 작.



‘인물화의 대가’ 정형모(베드로) 화백이 3일 선종했다. 향년 88세.
 

고인은 반세기 넘는 세월 동안 역대 대통령을 비롯해 해외 국가 원수 등 최고위급 인사들의 초상화를 그려온 화가로, 1974년 육영수 여사 영정을 그린 뒤 박정희 대통령 시절 ‘청와대 전속 화가’로 활동한 인물이다. 이후 고인은 박정희 대통령 국장 당시 대형 영정을 그렸고, 이후 전두환ㆍ김대중ㆍ이명박 대통령에 이르기까지 그가 그린 대통령 초상화가 청와대에 걸려 있다. 이순신 장군 초상화와 권율 장군 영정을 비롯해 조지 부시 미국 대통령, 윈스턴 처칠 영국 총리 등 굵직한 인물들을 대작들도 그의 손에서 나와 남아 있다.
 

아울러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1984년 서울 세계성체대회 때 방한해 고 김수환 추기경이 교황과 나란히 함께한 모습, 2014년 프란치스코 교황 방한을 맞아 교황 초상화를 그려 바티칸에 봉헌하는 등 신자로서 주님께 받은 탤런트를 교회를 위해 힘쓰기도 했다.
 

사진보다 더 실제 같은 모습의 인물을 묘사해내는 극사실주의 인물화로 격동의 대한민국 반세기 역사를 기록물처럼 남겨왔다. 고인은 생전 인터뷰에서 “인물화는 그림 중에서도 가장 어려운 분야로, 그림 속 인물의 철학과 생애, 다양한 표정을 한 폭에 담아야 하는 인고의 작업”이라며 “작가, 당사자, 관람객이 모두 만족하는 ‘삼위일체’를 이루는 데에 늘 주안을 둔다”고 했다.
 

1935년 태생인 고인은 어릴 때부터 그림에 재주가 특출했다. 1950년대 말 서울 동화백화점(현 신세계백화점)을 지나다 우연히 미술품 코너의 한 초상화를 접하고 ‘이것이야말로 내가 가야 할 길’이라 정하고, 그때부터 인물화에 몰두해 평생 대상의 모습을 생생히 표현해내는 초상화에 몰두하는 삶을 살았다.
 

아버지에게서 정통 인물화의 맥을 계승해온 딸 정진미 화백은 “아버지는 평생 인물의 외모뿐만 아니라, 내면의 성품을 표현해내는 데 몰두하며, 작품에 늘 모든 정성을 기울이신 분이셨다”며 “형편이 어려운 화가들에겐 남몰래 경제적 지원도 아끼지 않으셨고, 자신을 찾아온 이들에겐 수험료도 받지 않고 후학을 위했던 겸손하고 인간적인 분이셨다”고 했다.
 

슬하에 진원(튀르키에 에르지에스대학 교수), 진철(시인), 진미(화가), 진영(미래중심반포학원장), 진석(카메라감독) 등 2남 3녀를 뒀다. 빈소는 서울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장지는 수원 이목동 가족 묘소이다.

 

이정훈 기자 sjunder@c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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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23-0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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