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한 남편 가출 후 생계 맡아,,, 30여년 고생, 한쪽 시력 잃고 몸 아파,,,정부 지원금으로는 식비조차 빠듯해
▲ 후평동본당 주임 최창덕 신부가 이재순씨에게 병자영성체를 주고 있다. |
“고생만큼은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어요. 그래서 숨 가쁘게 살았는데, 왜 이렇게 된 걸까요?”
녹내장, 중풍, 담석증, 뇌경색…. 사업을 실패한 남편이 집을 나간 뒤 30여 년 동안 홀로 두 자녀를 기른 이재순(가명, 루치아)씨는 몸에 온갖 병을 달고 사는 신세가 됐다. 본인 건강도 뒤로한 채 생계에만 몰두했던 그는 결국 한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병원에서는 “초기치료만 잘했어도 이런 상황까지는 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혀를 찼다. 70세를 바라보는 이씨는 이제 두 무릎마저 약해져 일상적인 생활조차 할 수 없다.
그는 젊은 시절, 매일 아침 백화점에 일하러 나가 늦은 밤이 돼서야 집에 돌아올 수 있었다. 당시 사춘기였던 큰딸은 엄마의 부재를 견디지 못해 집 밖으로 나가 방황했다. 초등학생 아들 또한 집에 혼자 남기가 두려워 학교 운동장, PC방 등을 전전하며 사람의 온기를 찾아다녔다. 자식들의 사정은 알았지만, 먹고 살자니 일을 그만둘 수 없는 노릇이었다. 백화점에 다닐 수 없게 된 이후에는 식당에 취직했다. 자신을 돌볼 새도 없이 일한 이씨의 몸은 성한 곳이 없었다.
이씨는 자신의 건강보다 딸의 상태가 더 걱정이다. 딸은 우울증, 알코올중독 등 정신질환을 앓고 있다. 21년째 관련 약을 먹고 있지만 병세는 더욱 심해졌고, 타인을 만나는 것조차 꺼리고 있다. 걸음 또한 불편하다. 최근에는 크게 넘어져 한쪽 어깨를 쓸 수 없게 됐다. 경제활동을 할 수 없게 된 엄마를 대신해 돈을 벌던 아들은 지인에게 통장을 빌려줬다가 범죄에 연루돼 교도소에 갇혀 있다. 어린 시절 늘 장학금을 받고 다니며 학비 걱정만큼은 덜어줬던 자랑스러운 아들을 생각하면 눈물부터 차오른다. 엄마 대신 돈을 벌겠다며 장학금 받고 입학한 대학을 포기한 아들이었다. 아들이 번 돈은 모두 생활비와 이씨의 수술에 필요한 비용에 사용했다. 이씨는 “아이들이 행복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열심히 산 것뿐인데, 어디서부터 잘못된 건지 모르겠다”며 눈물을 훔쳤다.
아들이 수감되고 나서는 극심한 생활고에 시달리고 있다. 이씨 앞으로 매월 나오는 기초생활수급비 64만 원으로 한 달을 버텨야 한다. 월세를 내고 나면 식비조차 빠듯하다. 최근 급격하게 오른 도시가스비와 전기료마저 그의 숨통을 조인다.
계속되는 불행에 딸은 극단적 선택 시도를 되풀이하고 있고, 이를 지켜보는 이씨의 억장이 무너져 간다. 그러나 그는 희망을 놓지 않는다. 간간이 아들이 보내는 편지 한 통 때문이다. “엄마, 살아야 해.” 편지에 적힌 여섯 글자가 이씨에게 유일한 위로가 된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
후견인/ 최창덕 신부(춘천교구 후평동본당 주임)
▲ 최창덕 신부 |
이재순씨는 현재 ‘병자 영성체’를 요청할 정도로 건강이 매우 좋지 않습니다. 가정에서 유일하게 경제 활동이 가능한 그의 아들은 교도소에 수감 중이라 아무도 이씨를 돌봐줄 수 없는 안타까운 상황입니다. 이들을 위해 많은 기도 부탁드립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이재순씨에게 도움 주실 독자는 2월 12일부터 18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