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1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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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피어나는곳에] 꼼짝 못하는 뇌성마비 1급 손녀 돌보는 팔순 조모

아들은 사업 실패 후 사기 당해 떠나 며느리는 장애 딸만 두고 연락 끊겨 딸이 부양하지만 집안 사정 어려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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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명순씨가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손녀 이정현씨를 끌어 안으며 울고 있다.

 

 


“우리 손주가 울면 나도 같이 따라 울어요. ‘엄마 보고 싶어 우냐’고 물어보면 눈빛이 그렇다고 대답하는 것 같아요.”

김명순(마리아, 85)씨가 뇌성마비 1급 장애인 손녀 이정현(아가타)씨 얼굴을 어루만지며 눈시울을 붉혔다. 올해 31세인 이씨는 지능이 신생아 수준에 멈춰 있다. 사지도 마비돼 고개를 옆으로 돌릴 수도 없다. 음식을 씹지도 못해 평생 분유로 연명해왔다. 의사 전달 방법도 얼굴을 찡그리거나 눈물을 흘리는 게 전부다. 그래도 반응이 없으면 자기를 봐달라고 소리를 빽 지른다. 그럴 때마다 김씨는 가슴이 철렁 내려앉는다. 이웃이 시끄럽다고 민원을 넣어 임대주택에서 쫓겨나지는 않을까 걱정스러운 까닭이다. 그래서 김씨는 좀처럼 깊게 잠이 들지 못한다. 낮잠을 많이 자는 손녀가 새벽 2~3시에도 깨 할머니를 찾기 때문이다.

이 때문인 만성피로에 더해 코로나19까지 앓으면서 김씨는 최근 기력을 많이 잃었다. 고질병인 척추질환이 악화해 제대로 걸을 수도 없어 네 발로 기어 다닌다. 무릎이 시커멓게 닳아 매일 파스를 붙이지 않고는 버틸 수가 없다. 김씨가 막 점심을 먹고 졸기 시작한 손녀에게 이불을 덮어주며 말했다.

“비장애인으로 태어났다면 한창 바쁘게 살았겠죠…. 멋진 총각을 남편감으로 데려왔을지도 몰라요.”

함께 살던 4대 독자인 아들이 첫 손주인 이씨를 낳았을 때 그는 세상을 다 가진 것처럼 기뻤다. 그런데 아기는 두 살이 될 때까지도 자기 몸 하나 제대로 못 가누고 울기만 했다. 병원에 데려갔더니 의사 입에서 ‘뇌성마비’라는 청천벽력 같은 말이 나왔다. 설상가상으로 아들이 평생 모은 돈으로 야심 차게 벌인 사업이 사기를 당해 어이없이 망해버렸다. 며느리는 장애없이 태어난 두 딸만 데리고 집을 나갔다. 뇌성마비를 앓는 이씨는 시어머니에 떠맡긴 채 말이다. 아들도 빚쟁이들을 피해 집을 떠나 못 만난 지 오래다. 현재 김씨를 부양하는 사람은 맏딸이다. 식당에서 설거지 아르바이트를 하는 딸은 요즘 일거리가 안 들어와 수입이 확 줄었다. 고혈압과 퇴행성 관절염 때문에 능률이 부쩍 떨어져 식당에서 잘 안 불러주는 탓이다. 이런 상황에서 홀로 노모와 장애인 조카를 부양해야 한다는 부담감에 딸은 괴로워하고 있다. ‘엄마도 아니고 고모인 내가 왜 이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는 딸의 절규를 들을 때마다 김씨는 말없이 눈물만 흘리며 묵주 알을 굴린다.

“하느님 아버지, 더도 말고 덜도 말고 제발 저희 불쌍한 정현이가 더 안 아프고 건강하게만 해주세요.”



이학주 기자 goldenmouth@cpbc.co.kr





임종섭 베드로/ 서울대교구 수유1동본당 빈첸시오회장

 

 

 

 

 
▲ 임종섭 회장

 

 


김명순씨는 자신의 몸을 깎아가며 아픈 손녀를 극진히 보살펴왔습니다. 경제력과 건강이 악화하면서 이제 더는 손녀를 돌볼 수 없게 된 상황입니다. 도움이 절실한 김명순씨에게 독자분들이 사랑을 베풀어 주시기를 부탁합니다.



성금계좌(예금주 : 가톨릭평화방송)

국민 004-25-0021-108

농협 001-01-306122

우리 454-000383-13-102







※김명순씨 가정에 도움 주실 독자는 2월 26일부터 3월 4일까지 송금해 주셔야 합니다. 이전에 소개된 이웃에게 도움 주실 분은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담당자(02-2270-2421)에게 문의 바랍니다.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23-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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