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서 60년간 사목했던 파리외방전교회 최세구(Robert Zejegou) 신부가 2월 27일 프랑스 파리외방전교회 사제 요양원에서 선종했다. 향년 92세.
1930년 프랑스 브르타뉴 생디비에서 태어난 최 신부는 1953년 5월 사제품을 받았다. 그리고 그해 6ㆍ25전쟁 휴전 직후인 10월 한국 땅을 밟았다. 최 신부는 주로 대전교구와 인천교구에서 활동하며 본당 발전과 성전 건립에 투신했다. 그는 1955년 대전교구 금사리본당 주임을 시작으로 홍산ㆍ합덕ㆍ성남동본당 주임으로 사목했다. 1969년에는 파리외방전교회 한국지부장을 맡기도 했다.
이어 인천교구로 파견된 최 신부는 1978년 주원(현 간석4동) ㆍ소사3동본당 주임을 역임했다. 그는 신설 본당 주임으로 사무장도 두지 않고 직접 본당 업무를 챙기고, 신자 가정을 자주 방문하는 등 청빈하고 헌신적인 삶으로 공동체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다. 신자들은 안정된 거처가 없는 최 신부를 위해 자발적으로 후원회를 만들어 생활비를 보조하기도 했다.
최 신부는 1990년 성모자애병원(현 인천성모병원)과 노인요양시설인 수원 ‘평화의 모후원’에서 원목 사제를 맡았다. 이어 2012년부터 수원교구 구산성지에서 지내며 수원교회사연구소에서 저작물 번역과 감수를 맡기도 했는데, 당시 같은 파리외방전교회 소속인 두봉(전 안동교구장) 주교가 추천해준 덕이었다. 「앵베르 주교 서한」을 감수, 「페레올 주교 서한」을 번역한 최 신부는 이듬해인 2013년 7월 고국인 프랑스로 귀국해 지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