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슈바이처’로 불린 강대건(라우렌시오) 치과의사가 6일 선종했다. 향년 91세.
강 의사는 1932년 대구에서 태어나 1957년 서울대학교 치과대학을 졸업하고, 육군 포병학교 군의관을 지낸 후 1963년 치과를 개원했다.
고인은 서울 서대문구 영천시장 입구에서 월세 40만 원짜리 허름한 치과를 운영하면서 전국의 한센인정착촌에서 무료진료를 해왔다. 주말이면 기차와 버스로 포천 농축단지, 안양 성 라자로 마을, 대구 가톨릭피부과의원, 전라도 공소 등 전국 한센인이 거주하는 마을을 찾아다녔다. 지금까지 1만 5000여 명 한센인의 치아를 치료해줬다. 틀니를 해준 한센인들만 5000여 명이 넘는다. 그가 의료봉사에 나서게 된 건 1979년 경기도 포천에 있는 나환자촌에서 한센인들의 치아를 진료하면서다.
신학생과 수도자는 물론 형편이 어려운 이들에게도 치과 진료를 마다치 않았다. 1970년대 중반에는 어금니가 없어 음식을 제대로 먹지 못하는 한 젊은 수녀를 보고, 그때부터 서울 시내의 모든 수녀원을 돌아다니며 진료했다.
강 의사의 선행이 뒤늦게 알려지면서 2013년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수여하는 ‘교회와 교황을 위한 십자가 훈장’을 받았으며, 같은 해 12월에는 국민훈장 모란장을 받았다.
고인의 빈소는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 차려졌다. 발인은 8일.
이지혜 기자 bonappetit@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