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성모병원은 6일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 이은애(스텔라)씨가 심장, 폐장, 간장, 신장을 기증해 5명의 환자가 새 생명을 얻고 떠났다고 밝혔다. 이후 고인은 천주교 용인공원묘원에서 영원한 안식에 들어갔다.
이씨는 3일 오후 여의도 근처에서 친구들과 식사 중 머리가 아파 화장실에 갔고, 구토 후 어지러움을 느껴 화장실 밖 의자에 앉아있던 중 지나가던 행인의 도움으로 근처 응급실로 이송됐다.
이씨는 중환자실 치료 중 경과가 호전되지 않고 자발호흡 및 뇌간반사 소실 등 뇌사소견을 보였다. 가족들은 아픈 환자를 돌보기 위한 사명감으로 의사가 된 고인의 뜻에 따라, 마지막까지 생사의 기로에 있는 이들을 살리기 위해 슬픔 마음에도 어렵게 기증 결정을 내렸다.
이은혜 스텔라씨가 동료들과 기념 촬영을 하며 해맑게 웃고 있다.
고인은 중앙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순천향대학교 부천병원 가정의학과 전문의로, 임상 조교수로 재직 중이었다.
부친 이모씨는 “결혼 후 7년 만에 어렵게 얻었던 눈에 넣어도 아프지 않은 맏딸이 하루아침에 이렇게 되었다는 것이 믿기지 않았다”며 “딸이 마지막까지 의사의 소임을 다할 수 있도록 힘들고 아프지만 장기기증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고인의 여동생은 “언니는 늘 중·고등학교 전교 1등 수석으로, 졸업한 고교의 최초 의대생, 의대 차석 졸업, 전공의 전국 1등을 했던 훌륭한 의료인이자, 저에겐 자랑스러운 인생의 모토 자체였다”며 “세례를 받기 위해 함께 교리공부를 마치고 ‘언니, 친구 잘 만나고 와’하고 인사하고 보낸 게 마지막 모습”이라고 울먹였다. 이씨는 대세를 받았다.
장기이식을 진행한 서울성모병원 장기이식센터장 박순철(혈관이식외과) 교수는 “의사라는 직업으로 최선을 다했던 고인과 가족의 숭고하고 뜻깊은 의지가 헛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