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별세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옥선 할머니가 2023년 88월 12일 경기 광주시 퇴촌면 나눔의집에서 열린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8월 14일) 기념식에서 인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20년 넘게 전 세계에 일본군 위안부의 참상을 알려온 이옥선 할머니가 11일 별세했다. 향년 97세.
세상을 떠난 이옥선 할머니는 1928년 부산에서 태어나 열다섯 되던 해 중국의 일본군 위안소로 끌려갔다. 해방 뒤에도 중국에서 머물다 2000년 6월이 되어서야 그리운 고국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이후에는 위안부 생활의 후유증으로 투병하면서도 일본군 위안부 피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불편한 몸을 이끌고 일본·미국·호주·독일 등 전 세계를 다니며 증언했다. 일본 정부를 상대로 제대로 된 사과를 촉구하며,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내고 승리하기도 했다. 그러나 결국 일본 정부의 제대로 된 배상과 사과도 받지 못한 채 눈을 감았다.
신영숙 여성가족부 차관은 “한을 풀어 드리지 못하고 또 한 분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를 떠나보내게 되어 매우 가슴이 아프다”라며 “생전에 많은 풍파를 겪으셨던 만큼 평안을 찾으시길 바란다”고 기도했다.
이제 정부에 등록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는 6명뿐이다. 지역별로는 서울 1명, 대구 1명, 경기 2명, 경북 1명, 경남 1명이다. 90~95세가 2명, 96세 이상이 4명으로 고령이다. 등록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240명 중 234명이 사망했다.
신 차관은 “여성가족부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께서 편안한 여생을 보내실 수 있도록 면밀히 살펴 지원하는 한편, 명예와 존엄 회복을 위해 지속해서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