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평양 섬나라 솔로몬제도에서 선교하던 살레시오회 황복만(필립보 네리) 수사가 5일 현지에서 선종했다. 향년 68세.
스스로 ‘다리(Bridge)’라고 부른 황 수사는 하느님과 현지인을 잇는 복음의 다리이자, 한국의 따뜻한 나눔을 전하는 사랑의 다리가 되고자 했다. 그는 솔로몬제도 수도 호니아라의 돈보스코 기술학교 공동체를 담당하며 쓰레기 매립장을 터전으로 삼은 150여 명의 아이를 보살폈다. 오전에는 수학을 가르치며 정규 학교 진학의 꿈을 심어줬고, 오후에는 요한 보스코 성인의 ‘충직한 아들’로서 고된 노동에 지친 아이들 곁을 지켰다. 이처럼 미래 주역들을 위해 헌신한 황 수사는 농업학교가 있는 테테레 공동체로 부임한 지 불과 열흘 남짓 만에 뇌출혈로 쓰러져 하느님 품에 안겼다.
2007년 헌혈 123회로 명예의 전당에 올랐던 황복만 수사. 가톨릭평화신문 DB
한국의 편리함을 뒤로하고 절제와 희생 속에 선교지의 궁핍을 기꺼이 껴안은 황 수사의 삶은 ‘살레시오 정신’의 산증인으로 통했다. 2025년 1월 마지막 휴가 당시 정밀 검진을 진행한 의료진이 선교지 복귀를 만류했으나 하느님의 뜻을 최우선에 두겠다는 그의 의지를 꺾진 못했다.
살레시오회 한국관구는 황 수사가 소속됐던 파푸아뉴기니-솔로몬제도(PGS) 준관구와 긴밀히 소통하며 장례를 준비하고 있다. 고인의 장례미사는 파푸아뉴기니 수도 포트모르즈비와 한국에서 각각 거행되며, 구체적인 일정은 추후 공지될 예정이다. 파푸아뉴기니에서 장례미사를 마치고 국내로 옮겨진 유해는 광주대교구가 운영하는 담양천주교공원묘원 살레시오회 묘역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