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이존복(그레고리오) 신부가 6일 지병인 중풍과 암으로 선종했다. 향년 75살.
이 신부 장례미사는 8일 서울 새남터성당에서 염수정(서울대교구 총대리) 주교 주례,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및 서울대교구 사제단 공동집전으로 봉헌됐다.
수도회 부총장 황석모 신부는 강론에서 "이존복 신부님은 본 수도회 최초로 사제품을 받은, 아버지와 같은 분이셨다"며 "한평생 창설자 정신을 충실하게 따르며 순명의 삶을 사신 분"이라고 고인을 기렸다.
1932년 충남 공주 출생인 이 신부는 1953년 서울대 음대에 입학, 1956년 동 대학원을 졸업한 뒤 1957년 한국 순교복자 성직 수도회에 입회했다. 1965년 12월 사제품을 받은 이 신부는 1971년부터 8년간 가톨릭신학대 음악 및 영성지도 교수로 재직했으며, 1979년부터 1983년 중풍으로 쓰러지기 전까지 수도회 총장 대리를 역임해 새남터성당 건립에 큰 공헌을 했다.
이 신부는 1981년 한국 최초로 `그레고리오 성가 이론집`을 발간해 지금도 서울대 음대 작곡과 교재로 이용되고 있으며, 가톨릭 성가 19장 `주를 따르리` 등 성가 160여 곡을 작곡해 한국교회 음악 발전에 기틀을 다졌다. 그럼에도 자신의 곡에 이름을 밝히기보다는 `한국순교복자회`로 표기하도록 하는 겸손한 수도자의 면모를 보이고, 수도복 한 벌과 양복 한 벌로 평생을 살만큼 청빈과 겸손을 삶을 통해 실천해왔다.
고인의 유해는 경기도 여주시 하품리 소재 한국순교복자성직수도회 묘지에 안장됐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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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존복 신부 장례미사에서 유가족들이 촛불을 든 채 마침예식을 거행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