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이든 집이든 제가 가진 것은 모두 하느님께 잠시 빌린 것입니다."
평생 남을 위해 나눠주는 삶을 실천해온 방선녀(카타리나, 57, 서울 구로본동본당)씨가 이 같은 사연과 함께 자신에게 마지막 남아 있던 집과 보험금을 모두 봉헌하고 하느님 품으로 돌아갔다.
위암으로 3년 동안 투병하다 6월 26일 선종한 방씨는 자신이 살던 7000만원 상당의 집을 치매노인요양시설 건립기금으로 기부하고, 저축성보험과 사망보험금을 포함해 6640만원을 한마음한몸운동본부에 기증했다.
방씨가 내놓은 빌라와 보험금은 결혼도 하지 않고 사제관 식복사와 건물 청소 일을 하며 평생 모은 재산이다. 구로본동본당 빈첸시오 아 바울로회 창립 회원으로 25년여 동안 활동해온 방씨는 평생 옷 한 벌 제대로 사 입지 않고 버려진 옷을 주워 입는 등 자신을 위해서는 한 푼도 쓰지 않으면서도 남 돕는 데는 아끼지 않았다. 번 돈은 모두 주위의 어려운 이웃을 돕는 데 사용했고, 틈만 나면 복지시설에 나가 봉사활동을 했다.
고인과 함께 빈첸시오회 활동을 해온 김부형(도미틸라)씨는 "고인은 당신 소유라고는 아무 것도 갖지 않고 평생 이웃사랑을 통해 자신을 비우며 살아온 분"이라며 "신앙적으로는 누구보다 부유하게 하느님 안에서 사신 분"이라고 회고했다.
고인의 장례미사는 6월 28일 서울 구로본동성당에서 구요비(가톨릭대 교수)ㆍ유철(구로본동 주임) 신부 공동 집전으로 봉헌됐으며, 유해는 파주시 광탄면 종로성당 묘원에 안장됐다. 서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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