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눈물이 미소로 바뀌었다. 평화신문 독자들 도움으로 새 삶을 살게 된 이청환ㆍ이옥순씨와 후견인 이병규씨(왼쪽부터).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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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바닥이 뜨끈뜨끈하다.
밥솥에선 김이 모락모락 난다.
불과 8개월 전만 해도 찾아볼 수 없던 풍경이다. 어두침침하고 차가운 방에서 며칠씩 굶기도 했던 그 시절에 비하면 지금은 천국이나 마찬가지다.
본보 915호(2007년 4월 8일자)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에 보도됐던 이옥순(율리안나, 49)씨 집을 8개월 만에 다시 찾았다.
중풍으로 두 번 쓰러진 후 아들과 힘겹게 생계를 이어가던 이씨는 지난 6월 성금전달 후 후견인이었던 길동본당 사회사목분과 도움을 받아 전셋집으로 이사했다.
이씨 보도를 접한 평화신문 독자들은 그를 돕는데 써달라며 성금(1083만400원)을 보냈다. 이어 교도소에서 복역 중인 무기수 이 베드로씨가 보내온 우표를 경매에 부쳐 얻은 수익금 1200여만 원을 이씨에게 추가 전달했다. 우표는 설립 120주년 기념사업 일환으로 수원교구 왕림본당이 낙찰받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취재 당시 이씨는 월세 보증금 1000만 원을 병원비와 생활비로 다 까먹고 지난해 6월부터는 월세도 못 내고 산 상태였다. 전셋집은 예전처럼 반지하에 방 두 개 딸린 자그마한 집이지만, 월세 걱정 없이 살 수 있는 것만으로도 이제는 한시름 놓았다.
고맙게도 예전 집주인은 밀린 월세를 요구하지 않았고, 길동본당 사회사목분과에서는 도시가스비, 전기료, 수도료 등 밀린 공과금을 모두 대신 납부해줬다.
요즘은 보건소에서는 1주일에 한 번 물리치료를 나오고, 성내동복지관에서 반찬을 가져다 준다. 또 한 달에 한 번은 목욕도 시켜준다.
휴대전화 판매 일을 시작한 아들 이청환(24)씨는 아직 계약직이라 월급이 많지는 않지만 열심히 일하고 있다. 월~토요일 아침 9시부터 저녁 9시까지 일하는 그는 출근 전 청소ㆍ빨래 등 집안일을 하고, 퇴근 후에는 어머니 기저귀부터 간다. 청환씨는 "얼굴도 모르는 분들이 도움을 많이 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라며 "잘 살겠다"고 말했다.
피골이 상접했던 모자 얼굴에 살도 올랐다. 청환씨에게 하나 남은 소망은 어머니가 운동을 열심히 해 건강을 되찾는 것. 이씨가 얼마 전 화장실에서 넘어져 거동이 더 힘들어졌기 때문이다.
통신 교리에 대해 들었다는 청환씨는 평화신문 독자들 도움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내년부턴 성당에 나갈 생각이다.
이옥순씨는 "모든 분들이 도와주신 덕분에 잘살고 있다"며 "운동도 열심히 해서 꼭 건강을 회복하겠다"고 약속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