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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사랑의 그물로 희망 건졌어요"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서민들 작은 정성으로 올해 6억 2200여 만원 전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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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집트로 피난가던 아기 예수님 일행이 날이 저물자 동굴에 들어갔다. 동굴은 입구가 좁아 추위를 피해 하룻밤 묵기에 제격이었다.
    그런데 동굴에는 거미가 한 마리 살고 있었다. 거미는 추위를 느끼는 아기 예수님을 위해 무엇을 할까 곰곰이 생각하다 입구에 집을 짓기 시작했다. 거미줄을 쳐서라도 찬바람을 막아주려고 했던 것이다.
    이른 새벽, 베들레험 일대를 뒤지며 사내 아기들을 학살하던 헤로데 병사들이 동굴 앞에 당도했다. 그들은 동굴 안을 살피려다 거미줄을 발견했다.
    "그냥 가자구. 거미줄이 쳐진 걸로 봐서 저 안에는 아무도 없어."
   
   2007년도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를 결산하려니 문득 이 우화가 떠오릅니다.

 독자들이 보내주신 성금은 `거미줄 사랑`입니다. 한 독자는 매일 2000원씩 송금을 하십니다. 출근해서 전화 ARS로 2000원을 보내고 업무를 시작하는 직장인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간혹 눈이 휘둥그레지는 뭉칫돈이 들어오기는 하지만, 대부분은 서민들의 부조금 정도 액수입니다.


 
▲ 평화방송ㆍ평화신문 오지영 사장신부가 13일 박춘란 할머니(제938호)에게 성금을 전달하며 위로하고 있다. 백영민 기자 heelen@pbc.co.kr
 
 하지만 이 `거미줄 사랑`이 뭉치고 뭉쳐 튼튼한 `동아줄`이 됐습니다. `사랑이…`는 지난 1년 동안 49명(시설단체 포함)에게 6억2276만2000원을 전달했습니다. 독자들이 한푼 두푼 보내준 성금으로 `사랑의 그물`을 짜서 절망의 나락으로 추락하는 빈곤층과 중병 환자들을 살렸습니다.

 # 600억보다 값진 성금
 산더미처럼 쌓여가는 성금 통장과 매번 눈물바다가 되는 성금전달식 풍경을 보면 6억은 60억, 아니 600억보다 더 크고 값진 돈으로 느껴집니다.
 1년간 모아둔 성금 통장에는 독자들 이름 석 자와 액수가 끝도 없이 찍혀 있습니다. 성함이라도 밝히신 분은 그나마 다행입니다. 송금인난에 `아우구스티노` `이웃사랑` `꼭 일어나세요!` `힘내세요`처럼 세례명이나 격려글을 써넣으신 분이 부지기수입니다.

 지난 여름, 매주 성금을 부쳐주시는 분을 어렵사리 섭외해 인터뷰를 한 적이 있습니다. 그 분의 짧은 한 마디가 지금도 잊혀지지 않습니다.
 "마음으로 돕는 거지 돈으로 돕습니까? 돈 없으면 5000원짜리 백반 대신 2500원짜리 잔치국수 먹고나서 ARS 전화 한 번 누르면 되잖아요."


 
▲ 제910호 김 젬마씨.
 
 분기마다 갖는 성금전달식에서 많은 사람들이 독자들 사랑에 울고 웃었습니다. 어린 아이를 중환자실에 눕혀 놓고 수술비를 구하러 뛰어다니던 어머니도 울고, 올망졸망 달려 있는 어린 손자들과 하루 세 끼 걱정하며 사는 할머니도 울었습니다.

 그들은 취재기자들 손을 잡고 "고맙습니다. 고맙습니다"하며 연신 인사를 합니다. 그럴 때마다 말합니다.
 "하느님과 독자들이 드린 돈이에요. 우리는 심부름꾼입니다. 그러니 하느님께 감사하고, 기도 중에 독자들을 기억해 주세요."

 # 사랑이 사랑을 낳은 오병이어 기적
 올해는 `코리안 드림`이 산산조각나게 된 이주 노동자, 매일 밥을 굶는 아프리카 어린이들에게까지 사랑을 전해 더욱 보람을 느낍니다. 49명 중 9명(시설단체)이 우리와 언어와 피부가 다른 외국인입니다.

 또 교도소 재소자가 "어려운 이웃을 돕는데 써달라"며 보내온 우표(액면가 23만원)를 경매를 통해 1200여만 원에 팔아 이옥순(제915호)씨를 도운 것도 잊을 수 없습니다. 무기수의 사랑을 통해 오병이어(五餠二魚)의 기적을 체험했습니다.

 올해 `사랑이…`에 첫 복지기금이 조성된 것도 기억하고 싶습니다. 지난 6월 세상을 떠난 조성신(여)씨의 유가족과 평화방송ㆍ평화신문은 고인 유지를 받들어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조성신 복지기금`을 발족했습니다.


 
▲ 제939호 필리핀 비비안양.
 
 주님은 말씀하십니다. "너희가 내 형제들인 이 가장 작은 이들 가운데 한 사람에게 해 준 것이 바로 나에게 해 준 것이다"(마태 25,40). 가장 작은 이들은 목마른 사람, 굶주리고 헐벗은 사람, 병든 사람들입니다.

 동굴 안 거미가 아기 예수님을 살렸듯, 독자들이 `거미줄 사랑`으로 어려운 이웃 49명을 살렸습니다. 놀라운 사랑의 기적입니다. 독자 여러분이 바로 그 기적의 주인공(Miracle Maker)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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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7-1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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