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교구 원로사제 김태호(알로이시오) 신부가 1일 오전 4시 50분께 숙환으로 선종했다. 향년 89살.
경남 의령에서 태어난 김 신부는 가톨릭대를 졸업하고 1950년 사제품을 받은 뒤 1993년 은퇴 때까지 줄곧 본당에서 사목했다. 경북 예천본당에서 사제생활을 시작해 경남 문산ㆍ함양본당, 부산 밀양ㆍ김해ㆍ송도ㆍ청학ㆍ아미ㆍ초량ㆍ구봉본당 등을 거쳐 장유본당에서 은퇴했다.

▲ 이영묵 총대리 신부가 장례미사에서 고별식을 거행하고 있다.
|
김 신부는 본당 사목생활 43년 동안 보좌신부 한 명 없는 변두리 작은 본당에서만 사목했다. 마지막 사목지 장유본당 역시 공소에서 준본당으로 승격된 곳이라 사목 여건이 매우 어려웠지만 몸에 밴 겸손과 성실로 기초를 놓고 물러났다.
가난했던 시절 사무장조차 없는 본당도 여러 군데 맡으면서 스스로 자신을 낮추고, 시골 촌부보다 더 수수하게 살았다는 것이 교구 원로사제들 전언이다.
원로사제 김계춘 신부는 "자신을 드러내는 법이 없이 항상 겸손했다"며 "특히 세속적인 것을 모르는 사제였기에 한없이 순수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토록 조용한 분이셨는데 장례미사가 봉헌된 남천주교좌성당 신자석이 꽉 찬 것을 보고 올바른 사제직에 대해 다시 한번 묵상했다"고 덧붙였다.
교구 총대리 이영묵 신부는 3일 장례미사 고별식에서 고인의 안식을 기원한 뒤 "믿음과 사랑으로 후배들을 잘 보살펴 준 고인을 본받아 주님의 영광을 드러내자"고 동료 사제들에게 말했다. 고인의 유해는 양산 천주교 공원묘지 성직자 묘역에 안장됐다.
김원철 기자 wckim@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