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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임파선암으로 항암치료를 받고 있는 김주형(오른쪽)군을 어머니와 차화옥 수녀가 안쓰럽게 바라보고 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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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기도 수원 성빈센트병원의 한 병실. 항암치료에 지쳐 힘없이 누워있는 김주형(사도 요한, 19, 수원교구 산본본당)군 옆에서 어머니 박인숙(에스델, 51)씨가 조용히 눈물을 닦는다.
2년 전만해도 밝고 건강하던 아들이었다. 어느날 주형이가 숨이 차서 학교에 가기가 힘들다고 했다. 동네 병원에서는 늑막염이라며 폐에 물이 찼다고 해 크게 염려하지 않았는데, 폐에 찬 물을 빼내자 피고름이 나오고 덩어리가 발견됐다. 임파선암이었다.
자가 조혈모세포 이식을 받고 면역주사를 맞고 퇴원했으나 충분한 휴식을 갖지 않고 바로 복학을 한 탓인지 주형이는 학교에서도 엉덩이가 너무 아파 제대로 앉아 있지도 못하고 양호실을 드나들었다. 다시 찾은 병원에선 암이 전이됐다고 했다. 다시 입원한 병원. 암세포는 목에서, 허리에서, 엉덩이에서 끊임없이 재발했다.
"재발할 때마다 가슴이 철렁철렁 내려앉아요. 어린 것이 왜 이렇게 고통받나 가슴 아파 몰래 울기도 많이 울었어요."
이제는 너무 아파 걷지도 못하는 아들을 보며 엄마 가슴에는 가시가 박힌다.
전신 항암치료를 받을 때면 4~5일은 속이 매스꺼워 밥도 못 먹으면서도 아들은 부모 걱정뿐이다.
"저 때문에 부모님이 힘드셔서 죄송해요. 빨리 완치돼서 효도하고 싶어요…."
택시 운전을 하는 아버지 김원철(요셉, 53)씨는 밤에 근무하는 탓에 몸이 상할 대로 상했다. 13년 무사고로 개인택시를 몰 수 있게 됐지만 3년 전 할부로 산 중고차는 높아지는 기름 값과 수리비용 등으로 벌어들이는 돈보다 나가는 돈이 더 많다. 어머니 박씨는 우울증과 편집증 등으로 정신장애 2급 판정을 받았지만 부부는 아파도 병원에 가지 않는다. 이상이 있다고 밝혀진들 대책도 없기에 그냥 모르고 살기로 했다.
그동안 진 빚은 1700여만 원. 사글세 20만 원은 아무리 힘들어도 꼬박꼬박 내왔지만 전화, 도시가스 등 공과금은 밀려 늘 독촉 전화에 시달린다. 앞으로 병원비가 얼마나 들지는 아무도 모른다.
"하느님께 낫게 해달라고 기도할 뿐이에요. 그것 말고 할 수 있는 게 뭐가 있겠어요…."
물리학자가 꿈이었던 주형이의 작은 소망은 가족끼리 외식 한번 하는 것이다. 조금 더 욕심을 부려도 된다면 가족이 다 함께 놀이동산에 가보고 싶다고 했다.
병원 사회사업팀장 차화옥(성 빈센트 드뽈 자비의 수녀회) 수녀는 "늘 서로 애틋하게 사랑하는 주형이네 가족을 통해 성가정의 모습을 본다"며 주형이네 가족을 위해 신문 독자들의 도움을 호소했다.
김민경 기자 sofia@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