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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6월 입국, 첫 월급 모두 치료비로 쓴 상황
고향 부모에게도 알리지도 못하고 희망도 사라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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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직성 척추염으로 입국 한 달 만에 병원 신세를 지고 있는 라이티엔 다이(가운데)씨가 팜탄빈 신부의 기도를 받고 눈물을 흘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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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리가 너무 아파 몸을 움직일 수가 없어요. 고향에 돌아가고 싶은데 어떡하지요."
베트남 청년 라이티엔 다이(24)씨가 아픈 허리를 부여잡고 눈물을 흘린다. 그는 베트남에서 농사를 지으며 근근이 살아가는 부모님에게 효도하고 싶은 꿈을 지닌 청년이었다.
하지만 소박한 시골 청년의 꿈이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갑자기 발생한 허리 통증 때문이다. 베트남에서 3년 군 복무를 무사히 마쳤을 정도로 건강했던 그는 올해 6월에 입국, 경기도 광주시 한 전선 제조공장에서 일해왔다.
그러던 그가 일을 시작한 지 한 달 만에 생긴 요통 때문에 지금은 몇 달째 오도 가도 못하는 처지가 됐다. 80만 원을 첫 월급으로 받아 꿈에 부풀어 있던 그였다. 기쁜 얼굴로 부모님께 전하고 싶었던 첫 월급을 자신의 치료비로 모두 써야 했다.
다이씨의 병명은 `강직성 척추염`. 척추에 붙어 있는 관절이나 인대가 점점 뼈같이 굳어지는 만성 질병이다.
그는 "목 아래부터 허리까지 척추 전체가 아프다"며 얼굴을 찌푸렸다. 그에게는 병실 침대 위에 앉아 있는 것조차 고통이다.
부축을 받아 한 걸음씩 걸으려 하지만 오른쪽 무릎 관절도 아파 그만두었다. 고향 음식이 간절하지만, 약 때문인지 입속이 모두 헐어 얼마 전부터는 죽만 먹고 있다. 눈을 감으면 푸근했던 고향이 생각나 눈물이 마를 날이 없다.
처음에 경기도의 한 병원에 입원했던 그는 "큰 병원으로 옮기는 게 좋겠다"는 담당의사 소견에 지난달부터 서울 가톨릭대 성바오로병원에 와있다. 한국 근로 비자를 받는 데 들어간 미화 1만 불(1300여 만 원)이 빚으로 남아 있는데다, 밀린 입원비도 150만 원이 넘었다.
베트남에 있는 가족들도 형편이 어렵다. 베트남 남틴시 외곽에서 척추장애가 있는 아버지를 대신해 어머니 홀로 채소를 길러 팔아 살고 있다. 용접공으로 일하는 형이 있지만 우리 돈으로 8~10만 원가량인 현지 월급으로는 베트남에서도 살기 어렵다. 다이씨는 몸이 아픈 와중에도 부모님을 생각해 자신의 입원 소식을 알리지도 않았다.
베트남공동체 담당 팜탄빈(서울대교구 이주노동자상담실) 신부는 "한국에서 번 돈으로 부모님께 효도하고 싶어하는 시골 청년이 희망의 불씨를 이어갈 수 있도록 해달라"며 평화신문 독자들의 도움을 청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