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실패 후 건강 악화… 사채로 자녀들은 외국으로
신장투석에 위암까지, 아내마저 거동 힘들어져 막막성금계좌(예금주: 평화방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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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만성신부전증과 위암으로 고통받는 신덕선씨를 위해 아내 김선자씨가 팔을 주물러주고 있다.
그의 양팔은 9년 동안 혈액 투석으로 심한 흉터가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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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 임원에서 사업가로, 한 때 국회의장 비서까지 지내며 잘 나가던 신덕선(73)씨는 지금 반지하 임대주택에서 병든 몸을 뉘인채 하루 하루를 힘겹게 살고 있다.
하느님 대신 재물과 감투를 섬겨왔던 그는 "인생을 잘못 살아온 것 같다"며 돌아온 탕자(루카 15,11-32)처럼 회한의 눈물을 흘렸다.
그는 일주일에 세 번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 출근도장을 찍는다. 9년 전 덮친 만성신부전증으로 혈액 투석을 받기위해서다. 오랫동안 혈액 투석을 받느라 생긴 500원짜리 동전 만한 부종이 검게 변해버린 채 양팔 핏줄에 선명하다.
"그동안 소변 한번도 제대로 본 적이 없어요. 시원하게 누고 싶은데…"
말을 잇지 못하고 고개를 떨군 그는 15년 전만 해도 달콤한 `성공 유혹`에 빠져 세상에 부러울 것이 없이 지내던 사업가였다. 오직 성공을 삶의 목표로 삼고 평생을 살아왔다. 사업 확장에 욕심을 내면서 지인 돈과 사채를 마구 끌어다 쓴 것이 화근이었다.
사업이 실패하자 "어서 돈을 내놓아라"는 사채업자들 협박과 횡포로 심한 스트레스에 시달리면서 건강하던 그의 몸은 점점 나빠졌으나 돌볼 겨를이 없었다. 채무로 인해 1년 넘게 옥살이를 하는 등 빚을 갚으려 온 힘을 다했지만, 결국 만성신부전증에 걸렸다.
사채업자들은 신씨뿐만 아니라 직장을 다니던 두 자녀와 친지들까지 괴롭혔다. 심한 압박을 못 이긴 자녀들은 국외로 도피하는 등 10년 넘게 숨어 지내고 있고, 친지들도 등을 돌린 지 오래다. 가정은 말 그대로 풍비박산 나고 말았다. 신씨는 자식들이 보고 싶어도 참고 지낼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달 식사 중에 피를 토해 열흘 가까이 입원했다. 병원에서는 `진행성 위암`이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이 나왔다. 각종 검사비와 입원비 등으로 500여만 원 병원비가 밀려 있다. 1년에 몇 차례는 꼭 입원할 일이 생겨 목돈이 들어가지만 2급 장애인이자 기초생활보호대상자인 그가 감당하기엔 가혹한 십자가다.
평소에 그는 하루 다섯 종류의 혈압 조절제를 두 차례, 3~4가지 위암 약을 한두 번은 먹어야 생명을 부지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아내 김선자(68)씨가 식당일을 거들며 버텼지만, 아내 김씨마저 척추와 무릎 통증으로 거동조차 힘들어졌다.
3평짜리 쪽방에 10년 넘게 살던 신씨 부부는 현재 대한주택공사 지원으로 서울 논현동 반지하 임대주택으로 옮겼지만,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는다. 사정을 알게 된 서울 삼성동본당 빈첸시오회(회장 백정엽 필립보)가 매월 5~10만 원가량 후원하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서울 삼성동본당 빈첸시오회 임만택(제노) 부회장은 "신부전증으로 고통받다 위암까지 걸려 삶이 막막한 그가 하느님을 알고 삶의 희망을 잃지 않도록 해달라"며 평화신문 독자들의 사랑을 간절히 호소했다.
이힘 기자 lensm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