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10월 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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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운영에 어려움 겪는 에이즈 감염인을 위한 작은빛센터

그들에게 작은 빛 비춰주도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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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과 외면에 고통받는 감염인들의 친정집
일반인 편견에 경제적 후원도 얻기 힘든 상황
 

 
▲ 지난 해 12월 23일 성령성교수녀회 수녀원에서 조규만 주교가 성탄 미사를 봉헌한 후 작은빛센터의 에이즈 감염인과 가족들에게 강복을 주고 있다.
 
"태어나서 생일 케이크를 받아본 거 처음이에요…. 감사합니다…."
 지난 달, 에이즈 감염인을 위한 지원센터 `작은빛센터`(센터장 안재희 수녀)에서 조촐한 생일잔치가 열렸다. 생일을 맞은 에이즈 감염인들은 서로 축하인사를 주고 받으며 오랜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그런데 이들과 함께 즐겁게 이야기를 나누던 안재희(로사 안젤리카, 성령선교수녀회) 필리핀 수녀가 황급히 자리를 떴다. 흐르는 눈물을 막지 못한 수녀는 구석진 곳에 홀로 서서 눈물을 훔쳤다. 그는 이들 고통을 함께 껴안으며 에이즈 감염자들이 하느님 사랑을 느낄 수 있도록 해 달라고 기도했다.
 서울가톨릭사회복지회 소속인 작은빛센터는 에이즈 감염인 90여 명의 친정집이다. 센터가 문을 연 건 지난해 4월이다. 10년 동안 성령선교수녀회 위탁으로 에이즈 감염인을 위한 쉼터를 운영해왔지만 에이즈 감염으로 홀로 사는 이들이 문을 두드려왔다. 쉼터는 재가 감염인도 함께 껴안는 방법을 모색했고, 쉼터를 센터로 탈바꿈했다. 더 많은 감염인을 포옹하려 더 크게 팔을 벌린 셈이다.
 그러나 센터는 재정적 후원이 없어 자활 프로그램 및 그룹홈을 어떻게 운영해 나갈지 막막한 상황이다. 사회복지회에서 직원 2명의 임금만 겨우 받고 있는 수준이다.
 그런데도 사랑을 필요로 하는 감염인들은 매달 이 곳에서 미사를 봉헌하고, 일주일에 한번 `금요문화산책`을 통해 두려움 없이 세상과 친해지는 법을 배우고 있다. 무엇보다 같은 처지에 놓인 이들과 동병상련의 정을 나눈다는 건 가장 큰 힘이다.
 모두가 아는 이야기지만, 이들은 에이즈에 감염이 되면 살아도 사는 게 아닌 삶을 살아야 한다. 사회의 차별은 깊은 한숨으로 뱉어내면 그만일 수 있지만, 가족의 외면은 큰 멍을 남긴다. 이런 이들에게 이 곳은 살아갈 힘을 준다.
 상담실장이자 간호사인 이상말(체칠리아) 씨는 "이런 분위기 속에 경제적 어려움에도 후원을 받는다는 것은 하늘의 별따기"라며 "에이즈 감염인들을 위해 쓰이는 것을 뒤늦게 알고는 후원금을 돌려달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면서 속상해했다. 노숙인 센터에는 하느님 은총으로 저절로 채워진다는 `반찬 후원`도 이 곳에는 먼 나라 이야기다.
 안 수녀는 2년 전 김수환 추기경이 쉼터를 마지막으로 방문한 일을 잊지 못한다. 당시 추기경은 감염인들과 함께 식사를 했고 감염인들은 추기경의 큰 사랑에 감동했다. 안 수녀는 다시 한번 그 사랑이 이어지기를 바라고 있을 뿐이다.
이지혜 기자
bonaism@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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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평화신문  2009-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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