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9월 26일
기관/단체
전체기사 지난 연재 기사
[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경제적 어려움 겪는 아동 그룹홈 ''푸스펜의 집''

더 잘 해주지 못해 마음 아파요

폰트 작게 폰트 크게 인쇄 공유

지난해 9월 성모자헌애덕의 도미니꼬 수녀회 개소
결손가정 여아들 돌봐…인지도 낮아 후원자 부족


 
▲ 셀린 수녀가 푸스펜의 집 아이들 학습지도를 하고 있다.
 

    미혼모의 딸로 태어난 초등학교 1학년 지영(6, 가명)이는 외할머니 손에서 자라다 더 이상 키울 수 없게 되자 엄마 손에 이끌려 경기도 부천시 원미구에 있는 `푸스펜의 집`에 왔다.
 초등학교 2학년인 민희(7, 가명)는 부모가 이혼하고 함께 살던 엄마가 재혼을 하면서 버려져 푸스펜의 집에서 살고 있다. 부모 이혼 후 아버지와 함께 살던 현주(7, 가명)도 몇 달 전 큰 병에 걸린 아버지가 돌볼 수 없게 되면서 이곳에 왔다.
 초등학교 6학년인 예림(12, 가명)이는 가벼운 정신지체장애가 있다. 아버지와 이혼 후 노래방 도우미로 일하는 엄마가 제대로 돌보지 못하는 탓에 영양실조를 앓아서 또래보다 발육도 늦고 치아가 모두 부실하다.
 성모자헌애덕의 도미니꼬 수녀회가 지난해 9월에 문을 연 푸스펜의 집은 결손 가정 여자 어린이들을 돌보는 공동생활가정(그룹홈)이다. 인도 출신 수녀 5명이 창립자인 복녀 `마리 푸스펜`의 정신을 이어받아 도움의 손길이 절실한 아이들을 돌보는 이곳에는 현재 초등학교 1학년과 2학년, 6학년 등 모두 6명이 살고 있다.
 부모의 이혼과 학대 등 어린 나이에 숱한 상처를 입고 이 집의 가족이 된 아이들은 수녀들의 헌신적 보살핌으로 건강도 회복하고 웃음도 되찾았다. 또 검은 피부색의 인도인 수녀를 `엄마`라고 부르며 학교에 다니고 또래 아이들과 구김 없이 뛰놀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아이들이 하나 둘씩 늘면서 수녀들 걱정도 커져만 간다. 지난 1995년 한국에 진출한 수녀회가 아직 완전히 뿌리내리지 못해 자립도가 낮고 후원자도 없다.
 수녀들의 수입은 어린이집 교사로 일하는 원장 셀린 수녀의 월급 150만 원이 거의 유일하다. 이 돈으로 수녀 5명과 아이들이 근근이 생활한다. 최근에 파견된 수녀 3명은 한국말을 배우며 사회복지사 공부를 하느라 수입이 전혀 없다. 재정적 뒷받침을 해주던 미국관구가 2년 전 철수한 뒤 한국 분원을 관할하는 인도관구도 형편이 어려워 도움을 기대할 처지가 못 된다.
 가난과 부모의 방임 탓에 제대로 먹지도 못하고 자란 아이들에게는 따뜻한 밥과 영양가 높은 음식을 많이 해주고 싶지만 형편이 넉넉하지 못해 안타깝다. 아무리 허리띠를 졸라매도 빠듯한 상황이다. 치아가 부실해 음식을 제대로 씹을 수 없는 예림이는 교정치료를 해야 하고 왼쪽 귀 밑에 밤톨만 한 크기로 자라고 있는 혹 제거수술도 하루 빨리 해야 한다.
 "아이들에게 좀 더 좋은 음식을 먹이고, 학원도 못 가는 처지의 아이들을 부모 있는 친구들 부럽지 않게 가르치고 싶은데 여의치 않네요. 우리 수녀회가 아직 일반 신자들에게 널리 알려져 있지 않아 후원자를 찾기도 `하늘의 별따기`예요. 제 월급으로는 겨우 먹을 것 정도만 해결할 수 있을 뿐인데…."
 셀린 수녀는 "아이들이 방학 때 집에 다녀오라고 해도 가지 않을 정도로 이곳을 더 좋아해 보람도 있지만 더 잘해주지 못하는 것이 미안하고 가슴이 아프다"며 눈물을 훔쳤다.
서영호 기자 amotu@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09-08-23

관련뉴스

말씀사탕2025. 9. 26

1티모 3장 9절
깨끗한 양심으로 믿음의 신비를 간직한 사람이어야 합니다.
  • QUICK MENU

  • 성경
  • 기도문
  • 소리주보

  • 카톨릭성가
  • 카톨릭대사전
  • 성무일도

  • 성경쓰기
  • 7성사
  • 가톨릭성인


GoodNews Copyright ⓒ 1998
천주교 서울대교구 · 가톨릭굿뉴스.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