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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 피어나는 곳에] 교통사고로 하반신 마비된 홍 다니엘씨

더 이상 웃음 잃고 싶지 않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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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년 전 교통사고로 1급 장애, 최근 척추염으로 대수술
희망 갖고 있던 홍씨, 엄청난 수술ㆍ병원비에 막막할 뿐



 
▲ 서울 거여동본당 정 도미니카 수녀가 홍씨 손을 잡고 힘을 내자며 위로하고 있다.
 
 
 "젊은 나이인데 또다시 부모님께 의지하고 싶진 않았어요."
 
 서울 거여동의 한 반지하주택에 홀로 세들어 사는 홍 다니엘(35, 서울 거여동본당)씨는 11년 전 당한 교통사고로 하반신을 쓰지 못하는 지체장애 1급 장애인이다. 양쪽 팔도 모두 손가락에 힘이 들어가지 않아 누워 있는 것 말고는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다.
 
 그럼에도 홍씨는 올봄에 독립을 결심했다. 연로한 부모님께 자신을 내어 맡기기보다는 어렵긴 하지만 홀로 살 힘을 기르고 싶었기 때문이다. 물론 홍씨는 하루 두 차례 남성 활동보조원이 집에 와 청소와 식사, 대소변 보는 일 등을 거들어줘야 한다. 침대 아래에는 소변을 받아내는 호스가 놓여 있다.
 
 그는 2000년 8월, 끔찍한 교통사고를 당하기 전만 해도 건강만큼은 자신이 있던 직업군인이었다. 운전한 동료는 크게 다치지 않았는데, 차에 같이 탄 홍씨는 그만 척추 손상으로 하체 감각이 없는 장애인이 됐다.
 
 "(사고를 당했을 때) 덤덤했어요. 동료는 금세 회복했는데, 저는 장애인이 됐다고 그를 원망하고 싶지는 않아요."
 
 사고 이후 지금까지 역시 척추장애를 가진 어머니와 함께 기초생활수급 및 장애인수당으로 근근이 살아왔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어머니가 몸이 좋지 않아 그를 돌보기 힘들어지고 일을 위해 집을 비워야 할 때가 잦아 결국 독립을 결심했다. 지난해부터 올봄까지 1년 가까이 서울장애인자립생활센터에서 `체험 홈` 프로그램을 통해 홀로서기 방법도 익혔다.
 
 그의 꿈은 봉사하는 삶을 사는 것이다. 그래서 센터에서 사진 찍는 방법을 배우기도 했다. 못 쓰는 손 대신 릴리즈를 입에 물고 사진을 찍지만 희망을 품었다. 얼마 되지 않은 장애인수당을 모아 반지하 단칸방 보증금도 마련했다. 몸은 말을 듣지 않았지만 사람답게 잘 살아보겠다는 의지는 누구보다 충만했다.
 
 그러던 중 지난 9월 바이러스성 척추염이 그를 덮쳤다. 11번 척추가 주저앉아 대수술을 받았다. 퇴원할 수 있을 만큼 회복되기까지는 3주가 넘게 걸렸다. 홍씨는 요즘 식사량만큼이나 많은 근육이완제와 진통제를 매일 먹어야 버틸 수 있다. 하지만 정작 홍씨를 괴롭게 만든 것은 병이 아니라 그의 앞으로 청구된 병원비였다.
 
 서울 거여동본당(주임 우대근 신부) 빈첸시오회 등 주변 신자들도 조금씩 그를 돕고 있었지만 거액의 수술비 마련은 큰 어려움이었다. 불행 중 다행으로 정부의 긴급 의료비 지원 혜택을 받아 급한 불은 끌 수 있었다.
 
 하지만 앞으로 계속 들어갈 치료비와 약값, 언제 다시 괴롭힐지 알 수 없는 척추염은 그의 미래를 자꾸 어둡게 만들려 한다. 반지하 방에서 간단한 외출도 하지 못한 채 누워 지내는 홍씨는 모든 게 암담할 따름이다.
 
 거여동본당 정 도미니카(예수성심시녀회) 수녀는 "교통사고로 평생 장애를 갖고 살아야 하지만 늘 웃음과 희망을 잃지 않는 다니엘씨에게 평화신문 독자들의 사랑이 전해지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힘 기자 lensman@pbc.co.kr



[기사원문보기]
가톨릭평화신문  2011-1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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