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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17. 여덟째 계명①(「가톨릭교회 교리서」 2464~2470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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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계명의 “여덟째 계명은 타인과 맺는 관계에서 진실을 왜곡하는 것을 금합니다.”(2464) 히틀러의 입이 되어주었던 괴벨스는 “민중은 단순하다. 빵 한 덩어리와 왜곡된 정보만 주면 국가에 충실한 사람으로 만들 수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왜 사람은 거짓말을 하고 거짓말에 속을까요? 거짓말이 통하는 세상에 살고 있다고 믿기 때문입니다. 사람은 각자 자신이 만든 세상에 삽니다. 거짓말하는 사람은 거짓말해도 되는 세상을 만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은 방에 숨어서 밖으로 나오지 않고, 또 어떤 사람은 자기 집을 쓰레기로 가득 채우기도 합니다. 같은 세상에 살지만, 그래도 되는, 어쩌면 그렇게 해야만 살 수 있는 세상을 만들어놓고 자기의 세상에 갇혀 살아가는 것입니다. 같은 한 세상에 살며 이처럼 다양한 삶의 방식이 생기는 이유는 세상을 각자 다른 기준으로 해석하는 각자 다른 인성들이 있기 때문입니다. 거짓말하는 세상도 그것에 합당한 인성이 만듭니다.

어쩌면 이것이 이집트에서 이스라엘 백성이 파라오에 잡혀 노예 생활을 하는 것과 비슷하다 할 수 있겠습니다. 모세는 그들에게 진실을 보게 하도록 파견되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진리에 관심이 없었습니다. 자신들에겐 파라오가 시키는 일이 전부였습니다. 그리고 그러한 세상이 참 세상이라 굳게 믿었습니다. 그리고 그들은 자신들의 믿음이 틀리지 않기를 바랐습니다. 빌라도도 “진리가 무엇이오?”(요한 18,38)라는 짤막한 질문으로 예수님과의 대화를 급하게 마무리했습니다. 예수님은 “나는 진리를 증언하려고 태어났으며, 진리를 증언하려고 세상에 왔다. 진리에 속한 사람은 누구나 내 목소리를 듣는다”(요한 18,37)라고 하십니다.

진리는 결국 하나입니다. 우리가 각자의 세상을 만들고 자기가 만든 세상에서 산다고 해도 그들이 보는 세상은 단 하나밖에 없습니다. 그리고 그 세상을 만든 분이 진리 자체이십니다. 한 자동차에는 한 설계도밖에 없습니다. “하느님의 말씀”(2465), 곧 “예수님께서 진리이십니다.” 그리고 성령님도 “진리의 영”(2466)이십니다. 예수님은 우리 스스로 진리를 해석하고 말할 수 있는 오류에서 벗어나도록 “너희는 말할 때에 ‘예’ 할 것은 ‘예’ 하고, ‘아니요’ 할 것은 ‘아니요’라고만 하여라. 그 이상의 것은 악에서 나오는 것이다”(마태 5,37)라고 하십니다. 원숭이가 자동차나 스마트폰의 설계도를 해석하고 정의할 수 없는 것처럼, 인간도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세상을 해석하고 분석하여 진리를 찾아내려 한다면 오류에 빠질 수밖에 없습니다.

우리에게는 성모 마리아처럼 “보십시오, 저는 주님의 종입니다. 말씀하신 대로 저에게 이루어지기를 바랍니다”(루카 1,38)라는 ‘순종’의 마음이 필요합니다.

영화 ‘매트릭스’(1999)에서 주인공 네오는 현실과 착각, 빨간 약과 파란 약 중에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갈림길에 섭니다. 자기가 만든 현실에 안주할 것인가, 창조자가 따로 있으니 그분께 순종할 것인가를 선택해야 하는 것입니다. 거짓이 통하고 거짓말을 해야만 생존할 수 있다고 믿는 세상에서 벗어나 참 진리의 세상을 모험하고 싶다면 그 세상의 설계도를 따르면 됩니다. 그 설계도가 창조자의 말씀입니다. 그러면 자신이 만든 가짜 세상에서 행하는 어둠의 행실에서 벗어나 집착과 거짓이 없는 참 자유를 누릴 수 있게 됩니다. 결국 참 진리 안에 머물기 위한 유일한 길은 성모 마리아의 모범대로 창조주에게서 들려오는 말씀을 알아듣고 그 말씀에 순종하는 것뿐입니다.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
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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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05-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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