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느님께서는 결코 나로부터 떨어져 계시지 않습니다. 여러분도 이러한 신앙 안에서 행동하기를 바랍니다. 하느님께서 나와 가까이 계시다는 것을 믿고 항상 진리를 따르십시오.” (존 디어 「내 삶이 메시지다」)
■ 훌륭한 비그리스도인
비그리스도인 중에서도 세간의 귀감이 될 만한 훌륭한 사람이 많습니다. 그중 “나는 가난한 탁발승(托鉢僧)이오. 내가 가진 거라고는 물레와 교도소에서 쓰던 밥그릇과 염소젖 한 깡통, 허름한 요포(腰布) 6장, 수건, 그리고 대단치도 않은 평판(評判) 이것뿐이오”라고 말한 인도의 국부(國父) 간디를 가장 훌륭한 사람으로 꼽습니다. 1930년 ‘타임’지 선정 올해의 인물이기도 한 간디는 영국의 식민지배에 맞서 무상해, 비폭력, 무소유의 사상을 통해 많은 주옥같은 가르침을 인류 가족에게 선물했습니다.
“진리를 찾아가는 자는 티끌보다도 겸손해져야 합니다.”, “교육받은 사람일수록 3등 칸으로 여행해야 합니다.”, “비폭력은 인류가 활용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힘입니다.”, “평화로 가는 길은 없습니다. 평화가 길입니다.” 하느님을 사랑하고, 원수마저 사랑하라고 하신 예수님의 가르침을 가장 잘 실천한 사람 중 한 명은, 바로 간디입니다.
■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삶
간디는 인도의 독립과 국민의 존엄성이 지켜지길 간절히 염원했지만 그것 때문에 한 사람도 죽는 것을 바라지는 않았다고 전해집니다. 또한 가난한 이웃들과의 연대를 위해 스스로 노동하며 검소한 삶을 살았고 기도하는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그런 삶을 통해 정의를 구현하고자 했으며 스스로 성실하고 진실한 사람이 되도록 노력했습니다. 이야말로 하느님께서 가르쳐주신 삶입니다.
물론 그의 생애는 고단했고 인도의 많은 선한 사람들은 강대국의 압제 속에서 고통을 받았습니다. 그러나 선함을 지키려 한 간디와 많은 이들의 노력은 가장 귀한 것을 지켰습니다. 바로 하느님과 함께하는 삶입니다. 가톨릭교회도 사회교리를 통해 강조하는 것은 하느님 앞에서 의로운 사람이며(「간추린 사회교리」 260항 참조) 평화란 인간과 하느님 사이의 근본적인 관계, 곧 흠 없음을 특징으로 하는 관계에서 비롯된다고 합니다.(488항)
■ 사회에 만연한 미움과 증오 앞에서
하느님과 함께 살아가는 삶, 그것이 바로 사회교리의 목적입니다. 그것을 위해 필요한 것은 예수님과 수많은 성인들, 그리고 간디가 보여 준 것처럼 사랑, 기도, 노동, 검약, 이웃에 대한 자애로움을 지향하는 삶입니다. 그것이 사회를 변화시킨다고 강조합니다. 더욱이 이런 덕목들은 지도자와 위정자들에게 더 절실히 요청됩니다. 생각이 다른 이들을 적대시하며 싸워야 한다고 하고, 증오와 분노를 드러내는 것은 악순환을 불러올 뿐입니다.
법과 원칙도 중요합니다. 그러나 세상에는 그것만으로 해결할 수 없는 일들이 많습니다. 대화와 타협, 포용과 관용도 필요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간디는 7가지 악덕을 제시했고 그중에 ‘철학 없는 정치’, ‘도덕 없는 경제’가 있습니다. 오늘날 우리 사회를 어렵게 하는 가장 큰 요소입니다. 나부터가 하느님의 가르침, 물질만이 아닌 영성을 추구하는 삶, 화해와 용서를 실천하는 삶을 살아야 하겠습니다.
“모든 인간의 선을 진심으로 위하는 개개인과 민족들의 상호 활동을 통해서만 진정한 보편적 형제애가 이루어질 수 있다.”(「간추린 사회교리」 145항)
이주형 요한 세례자 신부
서울대교구 사목국 성서못자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