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풍요롭고 넉넉한 계절, 추석이 점점 다가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봄엔 냉해를, 여름엔 폭우와 폭염을 겪은 탓에 올해 추석 과일은 예년에 비해 알이 굵지 않고 당도도 높지 않다고 합니다.
기후변화와 기후위기를 넘어 ‘기후재난’이라는 표현까지 나온 요즘, 기후재난은 우리농 먹거리에서도 여실히 드러나고 있었습니다.
이힘 기자가 우리농 명동나눔터에 다녀왔습니다.
[기자]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한가위만 같아라.'
추석 때면 으레 듣는 속담입니다.
그만큼 풍부한 먹거리와 맑은 하늘, 밝은 달빛, 고향을 찾아간다는 설렘으로 온 국민의 마음이 풍요로워지는 시기입니다.
하지만 올해는 조금 상황이 다릅니다.
봄철 사과꽃이 활짝 피어 수정이 이뤄져야 했을 때 갑작스런 냉해로 제때 열매를 맺지 못했습니다.
이를 이겨낸 과실들도 여름철 폭우와 폭염, 경로를 예측할 수 없는 태풍을 겪으며 예년보다 덜 자란 티가 납니다.
지난 13일 오전 찾아간 우리농 명동나눔터에선 추석 제수용 과일과 선물세트 등을 판매하고 있었습니다.
하지만 제수용 사과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유례없는 기후재난으로 올해 사과 농사가 쉽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우리농 명동나눔터 강경민 점장은 이런 때일수록 가톨릭 농민과 유기농산물에 대한 이해와 구매가 필요하다고 말했습니다.
<강경민 리디아 / 우리농 명동나눔터 점장>
“(태풍으로 인해) 빨리 따니까 제대로 익지도 않고 하니까 상품의 품질도 좋지 않았어요. 다행히 우리농에서는 고객님들에게 충분히 설명을 드리고 판매하니까 많은 이해를 해주시더라고요. 하지만 제 가격을 못받으니까. 그리고 다음에 또 이 농사를 지어야 되나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그래서 저희가 더 많이 공감하고 많은 이해를 통해서 제품을 판매해주고…”
그나마 배는 씨알이 굵고 상품 가치가 높은 과일이 눈에 띄었습니다.
‘박해’라고 느껴질 정도의 기후재난 속에서도 상처 없이 온전한 모습이었습니다.
우리농 명동나눔터에는 나드리한과를 비롯해 유과꾸러미, 차례상 약과 등이 신자들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제수용품 이외에도 다양한 명절 선물세트가 마련돼 있습니다.
우리농 명동나눔터 앞에서 매월 둘째, 넷째 주 수요일 오전 10시부터 4시간 동안 열리는 ‘소소장터’도 눈여겨 볼 만합니다.
13일 소소장터에서는 사과와 참기름, 무훈증 황태채 등을 직거래로 판매했습니다.
올해에는 생명의 먹거리를 구매함으로써 기후재난을 극복하고 농어민들을 돕는 의미 있는 추석 명절을 보내는 것은 어떨까요.
CPBC 이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