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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39. 기도의 싸움②(「가톨릭교회 교리서」 2734~2758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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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님께서는 “내가 진실로 진실로 너희에게 말한다. 너희가 내 이름으로 아버지께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지 그분께서 너희에게 주실 것이다”(요한 16,23)라고 하십니다. 그런데 실상 우리가 청하는 것은 무엇이든 받나요? 현실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런데도 예수님은 “청하여라. 받을 것이다. 그리하여 너희 기쁨이 충만해질 것이다”(요한 16,24)라고 하십니다. 그러나 우리는 받지 못해 우울해집니다.

그렇다면 예수님께서는 아버지께 기도해서 다 받으셨을까요? 성경은 “아버지께서는 아드님을 사랑하시고 모든 것을 그분 손에 내주셨다”(요한 3,35)라고 말합니다. 그러나 실상 예수님께서 “아빠! 아버지! 아버지께서는 무엇이든 하실 수 있으시니, 이 잔을 저에게서 거두어 주십시오”(마르 14,36)라고 청하셔도, 결국 예수님은 아버지의 뜻대로 십자가에서 죽으셔야 했습니다. 마찬가지로 우리도 “우리의 청원을 언제나 들어주시지는 않는다는 느낌이 들 때, 자녀다운 신뢰는 시련을 겪게 됩니다.”(2756) 그렇다면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하면 다 받게 된다는 말씀은 도대체 무슨 뜻일까요?

유튜브에는 ‘1년째 축축한 화장실에서 생활하는 할머니’라는 영상이 있습니다. 할머니는 누군가가 자기 집에 심각한 위해를 가한다고 믿습니다. 할머니는 집에서도 항상 마스크를 쓰고 화장실에 숨어서 살아갑니다. 영상 제작진은 할머니를 돕고 싶었으나, 할머니는 자신을 지켜달라고만 합니다. 제작진은 할머니의 마음을 돌리기 위해 그분의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며칠이 지나자 할머니는 미안한 마음에 거실로 나와 제작진에게 처음으로 근사한 밥상을 차려줍니다. 드디어 피해의식에서 해방되어 화장실 밖으로 나오게 된 것입니다.

할머니는 제작진에게 별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을 청했습니다. 어쩌면 우리 기도가 이뤄지지 않는 이유도 이와 같지 않을까요? 교리서는 “우리는 하느님을 우리가 이용할 만한 수단으로 이해하는가, 아니면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의 아버지로 이해하는가?”(2735)라고 묻습니다. 자신들이 청하는 것을 들어주지 않는다고 부모에 대한 신뢰를 잃으면 안 됩니다. 다만 기도하면 받게 되는 ‘모든 것’이 무엇인지는 이해해야 합니다. 자녀에게 ‘모든 것’은 자신들이 ‘청하는 어떤 것’이 아닌 ‘부모의 존재 자체’입니다. 부모님을 가지면 다 가진 것입니다. 우리에게 ‘모든 것’은 ‘하느님’이십니다. 교리서는 말합니다.

“만일 우리의 기도가 자녀다운 신뢰와 대담성을 지녀 예수님의 기도와 튼튼히 결합된다면, 우리는 예수님의 이름으로 청하는 모든 것을 얻으며, 이러저러한 것들보다 훨씬 더 좋은 것, 곧 모든 선물을 지닌 성령 바로 그분을 받게 된다.”(2741)

성령을 받으면 하느님을 받은 것입니다. 유혹자는 우리가 하느님을 받을 자격이 없다고 유혹합니다. 따라서 “기도는 노력을, 그리고 유혹자의 계략과 우리 자신에 맞서는 싸움을 전제로 합니다.”(2752) 우리가 올바로 청하면 주님께서 반드시 당신 자신을 내어주셔서 결국 우리가 필요로 하는 모든 것까지도 알아서 다 챙겨주실 것입니다. 따라서 우리는 “선물을 주시는 분보다 선물에 더 집착”(2740)해서는 안 됩니다. 다만 성령으로 임하시는 하느님 나라만을 청합시다. 자녀는 부모의 모든 것을 받을 자격이 있습니다.(마태 6,33 참조)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
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3-10-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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