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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쉬운 믿을교리 해설 - 아는 만큼 보인다] 245. 주님의 기도⑥(「가톨릭교회 교리서」 2828~2837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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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그림이 있습니다. 아기 돼지와 엄마 돼지가 있습니다. 그런데 엄마 돼지의 코가 이상합니다. 알고 보니 코끼리가 아기 돼지의 엄마가 되기 위해 자기 코를 자른 것입니다. 아기 돼지는 비록 피가 뚝뚝 떨어지기는 하지만, 자기처럼 짧은 코를 가진 코끼리를 자기 엄마라 믿을 수 있습니다. 엄마 코끼리는 아기 돼지에게 사랑이 무엇인지 이렇게 알려줍니다.

어느 공동체에 속하려면 그 공동체에서 요구하는 사랑의 수준에 도달해야 합니다. 사회에서 살려면 타인을 폭행해서는 안 되고, 한 가정의 일원으로 남으려면 폭언도 안 됩니다. 하느님 나라에 속하려면 그리스도처럼 자기 생명을 바쳐 사랑할 줄 알아야 합니다.

그런데 사랑은 노력으로 되지 않습니다. 정체성의 변화만으로 가능합니다. 부모가 자녀를 사랑하는 이유는 자신이 부모이기 때문입니다.

정체성은 자신이 누구냐는 믿음입니다. 이 믿음은 부모가 주는 ‘양식’의 열매입니다. 부모는 자기 ‘살과 피’의 양식을 자녀에게 줍니다. 그러면 자녀는 자신을 위해 피 흘리는 그들을 자기 부모라 믿습니다. 부모는 자녀들에게 ‘가르침’도 줍니다. 인간이라면 수저로 음식을 먹어야 하고 대소변을 가려야 하며 형제를 사랑하고 연장자를 존중해야 한다는 것을 가르칩니다. 남에게 피해를 주는 사람이 되지 않게 하려는 목적입니다. 그림에서의 아기 돼지는 자신도 엄마 코끼리처럼 할 수 있다는 것을 믿고 희생하는 법을 배우게 될 것입니다.

이제 주님의 기도에서 청하는 양식이 무엇인지 명확해집니다. 바로 하느님께서 주시는 살과 피, 그리고 말씀의 가르침입니다. 미사에서는 이것이 말씀과 성체로 우리에게 주어집니다. 우리는 이것을 매일 먹으며 우리 정체성이 하느님 자녀라는 믿음을 잃지 않습니다. 따라서 ‘오늘’ 일용할 양식을 청하는 우리를 위해 “성찬의 전례는 마땅히 ‘날마다’ 거행되어야 합니다.”(2837)

예수님께서 유혹받으실 때 “사람은 빵만으로 살지 않고 하느님의 입에서 나오는 모든 말씀으로 산다”(마태 4,4)라고 말씀하셨습니다. “곧, 사람은 하느님의 말씀과 하느님의 숨결(성령)로 사는 것입니다.”(2835) “그렇기 때문에 이 네 번째 청원의 특별한 그리스도교적 의미는 생명의 빵, 곧 신앙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하느님의 말씀과 성찬으로 받아 모시는 그리스도의 몸과 관련됩니다.”(2835)

아우구스티노 성인도 “성체는 우리의 일용할 양식입니다”라고 말하고 더 나아가 “여러분이 날마다 교회에서 듣는 독서도 일용한 양식”(2837)이라고 말합니다. 그러니 우리가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라고 청하며 미사에 참례하지 않는다면 자기모순에 빠지게 됩니다. 양식을 달래서 주니까 이젠 먹지 않겠다는 위선적 존재가 됩니다.

미사에서 얻어지는 말씀과 성체를 다른 방식으로라도 매일 먹어야 합니다. 주님께서 주시는 ‘성체’는 우리 안에 ‘감사’의 마음을 일으킵니다. 자녀는 부모에게 감사할 때만 부모를 닮아갑니다. 그러니 매일 ‘감사 일기’를 쓰는 것을 추천합니다. 마찬가지로 ‘말씀’은 하느님 자녀로서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알려주므로 성경을 읽거나 영성 서적을 읽을 것을 권합니다. 매일의 양식을 먹으려는 노력 없이 하느님 자녀로서의 정체성을 유지할 수는 없습니다. 정체성이 없으면 사랑도 없습니다. 오늘도 우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소서!


전삼용 노동자 요셉 신부
수원교구 조원동주교좌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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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3-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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