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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기 쉬운 미사 전례] (9) 하늘에서의 찬양이 땅에서도 울리는 대영광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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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도 잘 아는 “천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로 시작하는 「가톨릭 성가」 423번은 “천 년도 당신 눈에는 지나간 어제 같고 야경의 한때와도 같습니다”(시편 90,4; 2베드 3,8 참조)를 기본으로 했습니다. 이와 연관된 재미있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어떤 젊은이가 이 성가의 구절을 곰곰이 묵상하다가 번뜩 떠오르는 것이 있어서 하느님께 이렇게 청했습니다. “하느님, 하느님 당신 눈에는 천 년도 지나간 어제 같다고 하셨습니다. 그러니 저에게 당신 눈에 만 원을 주십시오.” 그리고 조금 후에 하느님의 응답이 들렸습니다. “그래, 내가 주마. 그러나 하루만 기다리렴.”

자신의 이익과 영광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는 사람들이 많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신이 아닌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고 그것을 위해 살아갈 때 하느님은 우리를 영광스럽게 해주시리라는 것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래서 성령 안에 모인 교회는 오래전부터 대영광송을 통해 하느님 아버지와 어린양께 찬양과 간청을 드렸습니다.

동방에서 전래한 이 찬미가의 저자나 작사 연대는 전혀 알려지지 않고 있습니다. 동방에서는 이 찬미가를 성무일도의 아침기도 중에 불렀습니다. 서방 교회에는 4세기에 흘러들어와서, 4세기 중엽에 교황 집전 성탄 미사에서만 사용되었습니다. 7세기의 「그레고리오 성사집」에 따르면, 사제 집전 미사에는 오직 부활 주일에만 허용했다가 얼마 안 있어 새 사제의 첫 미사에도 부르게 했습니다. 현재처럼 주일과 축일 미사에까지 확대된 것은 11세기 말경입니다.

대영광송은 시편, 찬가 등을 담은 전형적인 찬미가입니다. 서언인 천사의 노래, 본론인 하느님 찬양과 그리스도 찬양, 마지막은 영광송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목동들에게 구세주의 탄생을 알리는 ‘천사의 노래’(루카 2,14)는 앞부분과 뒷부분이 서로 병행, 곧 하늘과 땅, 하느님과 사람, 영광과 평화로 짝을 이루면서 하느님의 영광과 사람들의 평화를 강조합니다.

본론의 첫 부분인 하느님 찬양은 ‘기리나이다’, ‘찬미하나이다’, ‘흠숭하나이다’, ‘찬양하나이다’, ‘감사하나이다’라는 여러 동사들을 통해 하느님을 찬양하는 마음을 다양하게 표현합니다. 본론의 두 번째 부분인 그리스도 찬양은 그리스도에 대한 ‘외아들 주 예수 그리스도님’, ‘주 하느님, 성부의 아드님’, ‘하느님의 어린양’이라는 호칭들을 통해 그분의 본질과 신분을 장엄하게 밝혀줍니다.

이어서 그분께 용서와 구원을 청하는 세 번의 간청 기도로 이어집니다. 다음으로 ‘홀로’로 시작되는 세 번의 찬양은 예수님께서 세상의 어떤 신이나 권력자와 비길 수 없는 유일하고 절대적인 분임을 강조합니다. 유다인들은 시편을 읊고 나서 그 끝에 영광송을 바쳤고, 이를 본받아 초기 교회도 주요 기도나 찬미가를 영광송으로 끝맺곤 했습니다.(필리 2,6-11 참조)

자신의 영광을 더 우선시하며 살기가 쉬운 세상입니다. 그러나 대영광송은 삼위일체 하느님께 영광을 드리도록 인도합니다. 이런 대영광송의 의미를 예수회 삶의 모토인 ‘하느님께 더 큰 영광을 위하여’(Ad Majorem Dei Gloriam)가 잘 밝혀주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윤종식 티모테오 신부
가톨릭대학교 전례학 교수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4-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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