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례성사는 우리가 하느님 백성의 일원이 되게 하는 성사입니다. 세례를 받아 죄를 용서받고 하느님의 참다운 자녀로 다시 태어나 교회 일원이 됩니다. 또 교회에서 베푸는 다른 성사를 받을 자격을 얻게 되며, 그리스도인으로서 주어진 사명을 수행하게 됩니다.
① 세례성사의 성경적 근거
구약의 세례 - 구약성경에서는 이스라엘 사람들이 하느님의 백성으로 선택되는 것을 새로운 탄생으로 여겼습니다. 이집트 파라오의 통제에서 벗어나 홍해를 통과한 것을 세례받은 것으로 봤습니다. 반면 홍해를 통과하지 못한 이방인들은 개종할 때 세례를 받음으로써 깨끗하게 됩니다.
이스라엘은 하느님 백성임을 기억하며 전통적으로 할례를 받고 파스카에 참여했는데, 이스라엘이 아닌 이방인은 그 전에 먼저 개종 의식으로 세례를 받아야 했던 것입니다. 그래서 세례는 하느님 백성이 되기 위한 전제 조건이었습니다.
신약의 세례 - 요한 세례자가 주는 세례는 유다교에서 개종자에게 주는 세례와는 다른 성격을 갖고 있습니다. 복음서에 기록된 대로 하느님 나라에 대한 준비 행위로서의 세례였습니다.(루카 3,3 참조) 즉 회개의 세례입니다. 요한은 참회를 위한 세례를 베풀었고, 예수 그리스도께서도 요한에게 세례를 받았습니다.(마태 3,13-17 참조)
②세례의 종류
수세(水洗) : 일반적인 세례입니다. 세례는 새로 태어나는 것이고, 새로 태어나려면 먼저 죽어야 합니다. 그래서 물에 잠기는 예식을 합니다. 물로 씻는 것은 몸의 더러움을 닦아내는 것입니다. 세례 때 물로 이마를 씻는 것은 우리 죄를 깨끗이 씻어 용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는 원죄와 자기가 범한 모든 죄를 씻는 좋은 상징이 됩니다. 성경에서 물은 생명과 죽음을 상징합니다.
혈세(血洗) : 그리스도에 대한 신앙 때문에 순교를 당했거나 구원의 진리를 위해 목숨 바친 이들에게 적용되는 세례입니다. 자신의 피로써 구원받았다고 해 혈세라 불립니다. 혈세의 효과는 수세와 같으나 성사의 인호를 받지 못했다는 사실만 다릅니다.
화세(火洗) : 세례를 받지는 않았으나 자기 양심에 따라 살며 이웃을 위해 봉사하고 애덕을 실천하는데 온 삶을 바친 이들에게 적용되는 세례입니다. 자기 열성으로 구원받아 화세라고 하는데, 효과는 혈세와 같습니다.
③ 세례성사의 효과
원죄, 본죄를 용서받고 하느님과 올바른 관계를 갖게 됩니다.(로마 3,24 참조)
그리스도 몸의 지체, 즉 신비체를 이룹니다.(1코린 12,27 참조)
하느님의 자녀로서 하느님의 본성과 생명에 참여합니다.(2베드 1,4 참조)
영구적인 인호(소멸할 수 없는 표지)를 받고 하느님 은총인 다른 성사의 은총을 받을 자격을 얻습니다.(에페 1,13 참조)
하느님의 자녀이며 하느님께서 머무시는 거룩한 집이 됩니다.(에페 2,19-22)
하느님 나라의 상속자가 되고 하느님 백성을 이룹니다. 아울러 그리스도의 생명과 부활의 승리에 참여하게 됩니다.
④ 세례명을 정하는 이유
세례 때 새로 받는 이름을 세례명이라 합니다. 보통 가톨릭교회가 공식 인정한 성인·성녀를 특별히 수호자로 삼아 모범으로 모시고, 보호받자는 뜻으로 세례명을 정합니다. 덕목을 의미하는 단어나 천사 이름으로 짓기도 합니다.
→한국 가톨릭교회는 2015년 주교회의 봄 정기총회 결정에 따라 사목적 혼란을 피하고자 세례명의 변경을 원칙적으로 허용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견진성사를 받을 때 세례명을 바꿀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