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사
주님의 피조물 중 가장 뛰어난 천사는 하느님을 모시는 사신(使臣)이며 영적인 존재입니다. 이들은 인간 이전에 지력과 자유 의지를 지닌 채 창조됐으며, 세상에 주님 영광을 드러나게 하고 하느님 섭리를 펴는 사명을 수행합니다. 천사에겐 특별히 우리 인간을 수호하는 임무가 있습니다. 성경에는 많은 천사가 언급되지만, 그 이름을 정확히 밝힌 천사는 미카엘·가브리엘·라파엘뿐입니다.
천사의 계급
성 암브로시오(339~397) 시대부터 교부와 신학자들은 천사를 9품으로 인식했습니다. 6세기 초 아레오파고스의 위(僞) 디오니시오는 천사들의 거룩한 직무와 능력(속성·권한)에 따라 9품을 3개 계급으로 구분했습니다.
① 상급
치품천사(Seraphim) - “그분 위로는 사랍들이 있는데, 저마다 날개를 여섯씩 가지고서, 둘로는 얼굴을 가리고 둘로는 발을 가리고 둘로는 날아다녔다.”(이사 6,2) 이하 천사가 언급되는 성경 구절들.
지품천사(Cherubim) - 창세 3,24
좌품천사(Thrones) - 콜로 1,16
② 중급
주품천사(Dominantes) - 콜로 1,16
역품천사(Virtus) - 콜로 1,16
능품천사(Potestates) - 콜로 1,16
③ 하품
권품천사(Principatus) - 에페 1,20-21
대천사(Archangelus) - 1테살 4,16
천사(Angelus) - 창세 19,1; 묵시 5,2
대천사 : 미카엘·가브리엘·라파엘
① 선한 천사의 우두머리 미카엘(Michael) 대천사의 이름은 ‘누가 하느님과 같으냐? 하느님과 같이 구는 자는 누구냐?’란 뜻입니다. 사탄과 추종자들이 하느님께 반역을 일으켰을 때, 선한 천사들이 외치던 구호에서 유래했습니다. 악마를 축출하는 임무를 지닌 미카엘 대천사는 임종자와 유다 백성·교회의 수호자입니다. 세상을 떠난 사람을 심판대 앞으로 인도하고, 무사히 천국으로 데려가는 역할도 합니다.
② 가브리엘(Gabriel) 대천사는 라파엘과 함께 주님 대전에 대령하고 있는 7천사 중 한 명입니다. 가브리엘은 ‘하느님의 힘’ ‘하느님의 영웅’이란 뜻입니다. 세상에 3차례 파견됐습니다.
첫 번째로 다니엘 예언자에게 구세주 탄생 시기를 알려주고, 구세주를 맞을 마음의 준비를 시켰습니다.(다니 9,21-27) 두 번째로는 즈카르야에게 나타나 구세주 예수님의 길을 닦은 요한 세례자의 출생을 예고했습니다.(루카 1,11-20) 마지막으로 성모 마리아께 구세주의 어머니가 되실 것을 예고하심으로써 하느님 구원사업 준비를 완수했습니다.(루카 1,28-38)
③ 라파엘(Raphael) 대천사의 이름은 ‘하느님이 낫게 하셨다, 하느님의 묘약, 하느님의 의사’란 뜻을 지닙니다. 이에 걸맞은 활약이 토빗기에 나옵니다. 먼 여행길에 오른 토빗의 아들 토비야를 위험에서 지켜준 데 이어 그의 아내가 될 사라를 악마의 손에서 구출했으며, 마침내 눈먼 토빗의 시력까지 되찾게 해줍니다. 모든 여행자의 보호자로 추앙받는 라파엘 대천사는 영적인 싸움에서 입는 상처에 천상 향유를 발라 치유해줍니다.
미카엘·가브리엘·라파엘 천사의 축일은 9월 29일입니다.
악마
사탄 또는 마귀라 불리는 타락한 천사를 일컫습니다. 본래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선한 천사였던 이들은 스스로 악해졌습니다. 그리고 하느님의 계획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이룩된 구원사업을 가로막고 봉사하기를 거부합니다. 악마들은 우리 인간을 자신들의 반역에 끌어들이고자 애씁니다. 악마가 저지른 가장 중대한 죄는 바로 인간이 하느님께 불순종하도록 거짓말로 유혹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