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4일 교구청에서 미성년 한부모를 격려하고 있다. 서울대교구 제공
서울대교구장 정순택 대주교가 어려움 속에도 생명을 선택하고 자녀를 키우는 미성년 한부모들을 만나 이들의 목소리를 경청했다.
정 대주교는 4일 서울 명동 교구청에서 미성년 한부모 6명을 만났다. 교구 생명위원회와 우리금융그룹이 함께 진행하고 있는 미성년 한부모 자립지원 사업인 ‘우리 원더패밀리’ 일환으로 마련됐다. 이 자리에는 정 대주교를 비롯한 임종룡 우리금융미래재단 이사장 등 관계자들이 참석했다. 이들은 생명을 품고 살아가는 청소년 부모들의 용기에 귀 기울이며 따뜻한 격려를 전했다.
생명위 사무국장 오석준 신부는 “미혼부모 지원사업을 하다 보면 비난 섞인 시선을 수없이 마주하기도 한다”며 “그러나 미혼 부모 아이들 한 명 한 명에게 귀 기울여보면 특히 누군가에게 사랑받는다는 느낌을 처음 받아 그것이 진심인지 아닌지도 모르는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어른이 조금만 더 신경 써줬다면, 이들 또한 섣부른 행위를 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시민들과 신자들도 출산과 양육이 잘못이 아니라, 오히려 생명과 책임이라는 소중한 가치를 지켜낸 행동임을 생각하며, 청소년 미혼 부모들이 꿈 많은 존재가 될 수 있도록 격려하면 좋겠다”고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 참석한 한 수혜자는 “지원금으로 적금도 들고 생활비로 사용하고 있다”며 “매달 50만 원씩 안정적으로 지원받아 큰 힘을 얻고 있다”고 밝혔다.
정 대주교는 이들에게 “도움이 필요하면 언제든 교회 문을 두드려도 좋다. 교회는 언제나 여러분의 필요에 응답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우리 원더패밀리’ 사업은 교구가 우리금융미래재단·여성가족부와 협력해 2023년 7월부터 추진 중인 자립지원 프로그램이다. 22세 이하 미성년 한부모(중위소득 50 이하)를 대상으로 월 50만 원의 자립지원금과 심리 상담 및 생활 자문, 생필품 지원 등을 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혼 부모 193명에게 13억 원을 지원했다.
박예슬 기자 okkcc8@cpbc.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