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7년 서울 세계청년대회(WYD)를 상징하는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 춘천교구 순례가 2월 25일 강릉 솔올성당에서 시작됐다. 환영식은 이날 오후 3시 교구장 김주영(시몬) 주교님, 춘천교구 영동지구 신부님들을 비롯한 많은 신부님, 그리고 수도자와 평신도가 모여 성대하게 거행됐다. 성당에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뜨거운 열기 속에서 진행됐다.
전국 교구별로 약 한 달 일정으로 순회하는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는 교계 언론 보도를 통해 익히 알고 있었지만 직접 행사에 참석할 수 있는 영광이 나에게도 주어졌다.
전국 교구의 첫 순회는 원주교구에서 이뤄졌고, 그 두 번째가 춘천교구인데 우리 교구에서도 영동지구 지구장 본당인 솔올에서 첫 순회를 하게 됐으니 본당 신자로서 얼마나 뜻깊은 일인가. 이런 기회를 놓칠 수는 없었다.
평일이라 주인공인 청년들의 참여가 적을 수밖에 없었던 점은 조금 안타까웠지만 영동지구 12개 본당에서 온 신자들로 인해 환영식 시작 전에 이미 400석의 성전 안에는 빈자리 하나 없이 꽉 차서 그 열기가 주님 부활 대축일이나 주님 성탄 대축일 미사 때의 축제 분위기를 능가했다. 이 자리에 참석한 모든 신자도 같은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성당 뒤편에서 입장하는 WYD 십자가는 사제 1명, 수도자 1명, 청년 4명, 장년 2명 등 모두 8명이, 성모 성화는 주일학교 학생 2명이 운반했는데, 행렬 순서는 향-촛불-향합-성모 성화-WYD 십자가-사제단 순이었다.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가 성당 중앙 통로를 지나며 제대 앞으로 옮겨질 때, 모든 신자가 일어나 고개를 숙여 경배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가슴에서 뜨거운 기운이 올라오는 듯했다.
중앙 제대 앞에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를 정성을 다해 모시고, 독서와 복음 낭독, 강론 후에 참석한 신자들이 함께 바치는 십자가의 길 기도는 사순 시기에 절묘하게 마음의 울림을 주었다. 교구장 김주영 주교님 말씀대로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가 춘천교구를 순례하는 기간이 사순 시기와 겹치게 된 것도 신자들에게는 하느님의 특별한 은총으로 여겨졌다.
WYD 대회가 열리는 전 세계를 순례해 온 십자가와 성모 성화를 경배하는 나는 짧고 반복적인 음으로 울려 퍼지는 떼제성가 속에서 이런 지향을 두고 기도했다.
“사랑의 하느님, 2027년 전 세계 젊은이들이 순례 여정 안에서 한국의 독특한 신앙 유래와 요즘 한창 핫한 이슈인 K-문화를 통해 이사야서 11장과 같은 평화로운 하느님 나라를 만들어 갈 수 있게 해 주소서. 그리고 젊은이들이 두려움 없이 용기를 내어 친교와 일치의 시간을 가질 수 있도록 기도드립니다.”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는 3월 1일 솔올성당을 떠나 춘천교구 두 번째 순례지인 양양성당으로 이동했고, 3월 22~25일 주교좌죽림동성당까지 총 15개 성당을 순례한 뒤 수원교구로 인계된다. WYD 십자가와 성모 성화가 순례하는 모든 성당에서 신자들이 내가 받은 뜨거운 은총을 체험하기를 기도한다.
글 _ 이철호 베네딕토(춘천교구 강릉 솔올본당 전 사목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