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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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로 빚은 신앙] 쉼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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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양이 있는 곳을 따라 여기저기 다니다 보면 한 해가 금세 지나갑니다. 대림과 사순 시기에 늘어나는 음악 피정, 성탄과 부활, 연중 시기를 가리지 않는 찬양 미사와 공연 그리고 연습과 준비의 시간까지 더하면 한 해는 참 알차게 흘러갑니다.


본당이나 교구, 단체에서 봉사하는 이들도 행사를 하나하나 준비하고 마무리하다 보면 어느새 한 해가 훌쩍 지나 있음을 느끼게 됩니다. 행사가 끝날 때마다 기뻐하는 신자들의 모습을 보고, “수고했다”, “좋았다”는 말을 들을 때 보람을 느끼며 또 한 해를 살아갈 힘을 얻습니다.


하지만 종종 뜻하지 않은 갈등이 생기거나 정성껏 준비한 노력이 빛을 잃는 순간이 찾아오면, 다음 봉사도 신앙생활도 내려놓고 싶어질 때가 있을 것입니다. 사람들에게 마음과 에너지를 나누는 일을 하다 보면 작은 일에도 깊이 상처받고, 뜨거웠던 마음이 쉽게 식기도 합니다.


저 역시 바쁜 시기가 지나고 나면, 그때는 깊이 돌아보지 못했던 오해와 미움, 실수들이 떠오르며 뜨거웠던 마음이 서서히 식어가곤 했습니다. 그러다 몇 해 전, 우연히 피정과 성지순례의 시간이 많아졌습니다. 그곳에서 맡은 역할과 책임을 내려놓고 온전히 하느님과 마주하는 시간, 나 자신과 머무는 시간을 보내다 보니 쉽게 흔들리지 않는 마음이 조금씩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그 이후 찬양의 여정은 마치 소풍을 떠나는 것처럼 더욱 설레는 시간이 되었습니다. 집을 나설 때부터 마음이 가볍고, 하루에 대한 기대도 커졌습니다. 이전에는 맡은 역할에만 집중하느라 어디를 다녀왔는지도 기억나지 않을 만큼 주변을 돌아보지 못했고, 좋았던 순간들을 놓칠 때가 많았습니다.


요즘은 다녀온 장소를 떠올리기만 해도 그곳에서의 순간들이 생생하게 되살아납니다. 신부님들의 어우러진 목소리와 함께 찬양하는 동료들의 연주, 신자들의 노래를 들으며 저도 모르게 미소 지었던 그때가 또렷이 기억납니다.


공동체 안에서 서로 힘을 모아 봉사하는 일은 결코 쉽지 않습니다. 알아주지 않을 때도 많고, 서로 뜻이 맞지 않을 때도 있으며, 생각처럼 일이 흘러가지 않을 때도 많습니다. 머리로는 충분히 그럴 수 있다고 이해하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우리의 마음은 생각보다 더 여리고 약해, 나도 모르는 사이에 지쳐가기도 합니다.


갑작스러운 ‘신앙생활의 멈춤’이 오지 않도록, 틈틈이 ‘나를 위로하는 시간’을 가져보시기를 권합니다. 피정의 시간을 갖는 것도 좋고, 본당을 벗어나 다른 본당이나 성지를 찾아가 보는 것도 좋습니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면, 미사가 없는 시간에 성당에 잠시 앉아 있는 것만으로도 자신을 돌아보고 주님과 단둘이 시간을 보내는 데 도움이 될 것입니다. 누군가가 나를 찾아와 위로해 주기를 기다리기보다, 먼저 나를 위로하는 시간을 만들어 보는 것은 어떨까요?



글 _ 장영환 요한 세례자(수원교구 찬양사도협의회 연주분과장)



[기사원문보기]
가톨릭신문 2026-0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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