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구 청소년국 산하 단체 가운데 ‘룩스메아(Lux Mea)’가 있습니다. ‘주님은 나의 빛’이라는 뜻을 지닌 이 모임은 자녀를 위한 부모들의 기도 공동체입니다. 현재 61개 본당, 91개 팀이 매주 모여 자녀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습니다.
룩스메아는 단순히 자녀의 성공이나 출세를 청하는 모임이 아닙니다. 부모들의 영성 생활과 기도 생활을 돕고, 이를 통해 가정의 복음화에 동참하는 데 목적이 있습니다.
대리구청에 부임하여 청소년 관련 소임을 맡으면서 제가 새삼 중요하게 느끼는 것은 ‘부모의 신앙’입니다. “부모는 자녀의 거울이다”라는 말처럼, 부모의 말과 행동, 삶의 태도는 고스란히 자녀에게 영향을 미칩니다. 부모의 신앙 역시 자녀의 신앙 형성에 지대한 영향을 줍니다.
그러나 오늘날 가정의 현실은 녹록지 않습니다. 경제적 어려움과 개인주의의 심화, 관계의 단절은 가정이 본래의 역할을 다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부모와 자녀가 한자리에 모여 식사하는 일조차 드물어졌고, 함께 시간을 보내는 일도 의식적인 노력이 필요합니다. 하물며 함께 기도하는 일은 더욱 쉽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신앙 교육의 제1차 장소는 가정입니다. 아무리 본당 주일학교에서 교리를 가르치고 다양한 활동을 마련한다 하더라도, 가정 안에서 이루어지는 신앙의 체험을 대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래서 가정 신앙 교육의 전제는 무엇보다 ‘부모의 신앙’입니다.
저의 어린 시절을 떠올리면, 할머니의 손에는 늘 묵주가 들려 있었습니다. 부엌에서 일을 하실 때도, 청소하실 때도, 심지어 늦게까지 친구들과 놀다 할머니께 붙잡혀 집으로 돌아갈 때도 할머니의 손에는 늘 묵주가 들려 있었습니다. 신학생 시절에는 어머니께서 새벽마다 거실의 기도 초를 밝히며 저를 위해 기도하셨습니다. 그분들은 말이 아니라, 기도하는 모습을 보여주시며 몸소 신앙 교육을 실천하셨습니다.
가정이 신앙 교육의 첫 자리라는 말은 부모의 신앙이 삶으로 전해지는 것을 의미합니다. 부모에게도 어려움과 고통이 있습니다. 그러나 신앙 안에서 그 어려움을 견디고 극복해 가는 모습을 보여주고 하느님을 믿고 살아가는 기쁨을 삶으로 증언할 때, 그것은 자녀에게 깊은 울림이 됩니다. 더 나아가 ‘누군가 나를 위해 기도하고 있다’는 사실을 아는 것만으로도 자녀는 다시 하느님을 향해 마음을 열 수 있습니다.
만남은 줄어들고 대화는 메말라가는 시대일수록, 기도는 더욱 중요해집니다. 말로 다 전하지 못하는 마음이 기도를 통해 전해질 때, 그 안에서 가족은 다시 하나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부모가 먼저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는 자리가 필요합니다. 자신의 자녀뿐 아니라, 기도가 필요한 다른 가정의 자녀들을 위해 함께 기도하는 자리, 그 안에서 가정의 신앙이 다시 살아나기를 희망합니다. 부모의 신앙이 삶으로 전해질 때, ‘Lux Mea - 주님은 나의 빛’이라는 고백은 단순한 표어가 아니라 가정 안에서 체험되는 은총이 될 것입니다. 그리고 주님께서는 분명 그 가정에 한 줄기 빛이 되어 주실 것입니다.

글 _ 이규성 요셉 신부(수원교구 제2대리구 청소년2국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