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고 싶은 이경열 베드로 신부님!
신부님께서는 하늘의 부르심을 받고 2026년 2월 5일 향년 71세로 선종하셨습니다. 당진본당 주임신부로 계실 때 교우들과 친절하게 인사를 나누시고 미사 강론 때는 유머러스한 말씀으로 저희들을 웃게 해 주셨던 모습이 눈에 선합니다.
특히 ‘늘푸른 성서대학’ 어르신들에게 각별한 관심을 가지고 사랑을 베풀어 주셨습니다. 저희 시니어들은 하늘나라에서 언젠가 신부님을 다시 만날 수 있는 날을 소망하며 그리운 마음을 달래고 있습니다.
생전에 신부님께서 수시로 하셨던 말씀이 지금은 유언처럼 느껴집니다. 신부님께서 남기신 글을 새로운 마음으로 다시 읽어봅니다.
“나는 글 쓰는 것에 대한 심한 두려움을 갖고 있다. 그래서 그런 일은 거의 없지만 어디에서 원고 청탁이 들어오면 심한 스트레스에 잠을 이루지 못할 정도다. 사람이 죽기 전에 남기는 말을 ‘유언’이라고 한다. 대전교구 사제들은 모두 유언장을 써서 교구청 문서고에 보관하고 있다. 몇 년에 한 번 돌아오는 주보 강론 원고를 ‘이번이 마지막이겠지’하고 원고를 보낸 것이 엊그제 같은데, 금년에 내 이름이 들어 있어서 얼마나 당황했는지 모른다. 또 얼마나 부담을 가졌는지 모른다.
한데 이번에 강론 원고를 준비하면서 생각을 바꿔보기로 하였다. 이번에야말로 정말로 마지막 강론 원고를 쓰는 것이다. 어느새 세월이 흘러 원로 사목자로 밀려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것이 나의 마지막 말을 남기는 셈이다. 어쩌면 이것이 나의 마지막 유언인 셈이다.
사제들의 장례미사에 참례하면 으레 듣는 것이 고별사이다. 대부분은 동창 신부들이 하지만 드물게는 다른 사람이 추가되는 경우도 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고별사에 대한 답사를 들어본 적은 없다. 그때마다 고인의 살아 있을 적의 말씀을 한마디라도 누가 들려주었으면 하는 아쉬움이 있었다.
허물투성이인 못난 사제를 끝까지 감싸주시고 참아주시고 믿어주신 주교님들과 동료 사제들, 그리고 하늘 높은 줄만 알았지 땅 넓은 줄 모르고 신자들에게 큰소리를 치며 목소리를 높였는데도 그 모든 것을 받아주신 우리 착한 신자분들께 이제야 감사를 드리고 용서를 청해본다.”
이곳 당진본당에 오시기 전 ‘교구신청사 및 공동사제관 전담’ 소임뿐 아니라, 생전에 교회를 위해 쏟으셨던 신부님의 땀과 열정을 저희는 깊이 기억합니다. 하늘나라에서도 하느님 곁에서 기쁜 마음으로 새로운 소임을 행하고 계시리라 믿습니다. 주님께서 신부님의 노고를 굽어살피시어 영원한 안식을 누리시기를 간절히 기도합니다.
글 _ 김윤구 미카엘(대전교구 당진본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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