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쁨을 안겨주는 천상잔치, 거룩한 미사에 늘 초대해 주시는 나의 주님께서 오늘도 변함없이 저를 불러주십니다. 눈이 내려 살짝 미끄러운 길 위에서도 “하느님 감사합니다”하며 내딛는 발자국마다 마음속에는 꽃이 피어납니다.
하루를 마치며 영혼에 살포시 내려앉은 먼지를 털어내며 “주님! 자비를 베푸소서”라고 기도합니다. 제가 사랑의 발걸음을 내디딜 때 저는 예수님의 기쁨이 되고 이 세상에 하느님의 선하심이 드러납니다. 생명의 빵을 한 조각 한 조각 사랑으로 정성껏 준비하여 제게 오시는 예수님! 당신을 맞이할 설레는 마음으로 눈길을 밟으며 당신께로 가고 있습니다.
감실이 정면으로 보이는 앞자리에 앉아 내 생애 마지막 미사를 봉헌하는 사람처럼 간절한 마음을 모읍니다. 제 마음 안에 데려온 가족들과 몸이 많이 불편한 형님, 직장에 간 대녀 그리고 고통받는 환우들을 수호천사께 부탁드립니다. “저들을 제대 앞에 잘 앉혀주십시오”라고 말입니다.
오늘의 독서와 복음을 묵상합니다. 작고 약해 보이는 소년 다윗이 돌멩이 하나로 필리스티아 사람 골리앗을 이길 수 있었던 것은 하느님께서 그와 함께하셨기 때문입니다. 하느님께서 그의 오른팔에 힘을 넣어주셨기에, 전지전능하신 하느님을 모신 다윗은 전쟁에서 승리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1사무 17,40-51 참조)
복음 말씀에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손이 오그라든 사람을 고쳐주십니다. 이를 본 바리사이와 율법학자들은 안식일 규정을 어겼다며 예수님께 시비를 걸어옵니다. 사람보다 율법을 더 중요하게 여기는 그들을 보시며 예수님께서 몹시 슬퍼하셨습니다. 저 역시 상처받기 싫어 껴입었던 ‘갑옷’과 규정이라는 이름으로 사람을 밀어내던 마음의 갑옷을 벗어버립니다.
나의 주님! 말구유보다 더 더러운 제 마음 안에 오신 당신의 거룩한 몸과 피를 받아 모시며, 뜨거운 당신 사랑에 하염없이 눈물이 흘러내렸습니다. 당신을 흠숭하고 경배하며 사랑합니다. 오래도록 제 안에 현존해 주시기를 갈망합니다.
“나는 너와 함께한다”라는 말씀의 선물에 사랑받는 아이처럼 임마누엘 주님께 감사기도를 드립니다. 날마다 봉헌되는 미사는 연옥 영혼을 위한 ‘황금열쇠’라고 합니다. 제게는 영육의 양식이 되셨음에 깊이 감사드립니다. 이제는 받은 사랑을 나누며 다른 이에게 기쁨을 주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하느님 가족인 천상 교회, 그리고 지상의 교회와 일치를 이루게 해 주심에 찬미 드립니다.
이 거룩한 미사가 삶 속에서 오늘도 은총의 날을 만들어가도록 성령의 도우심을 간청합니다. 주님, 저의 마음을 흔들어 주소서! 미사가 일상이 되고, 저 자신이 조금씩 그리스도를 닮은 모습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세파에 찌든 85세 할머니가 아닌, 날마다 하느님의 세심한 배려 속에 온 사랑받는 이로서 긍정적인 마음으로 그리스도의 향기를 전하는 주님의 도구로 행복한 나날을 보내고 있습니다. 매일 미사에 참례하며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을 전하며 산다는 것이 때로는 두렵게 느껴질 때도 있지만, 그때마다 보호자 성령께서 도와주실 것을 굳게 믿습니다.
예수의 성녀 데레사 말씀을 깊이 새겨봅니다. “미사 성제가 없다면 우리는 어떻게 되겠습니까? 세상의 모든 것이 멸망하고 말 것입니다. 오직 미사 성제만이 하느님의 진노의 팔을 붙들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 _ 김화자 루치아(인천교구 송도성체성혈본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