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대, 씨앗만은 팔지 마라
Laos, 2011.
종자로 쓰려는 것은 그 해의 결실 가운데
가장 훌륭한 것만을 골라 매달아진다.
수백 수천의 옥수수 알들은 단지
한 톨의 씨앗에서 비롯되었다.
씨앗이 할 일은 단 두 가지다.
자신을 팔아넘기지 않고 지켜내는 것.
자신의 대지에 파묻혀 썩어 내리는 것.
희망 또한 마찬가지다.
헛된 희망에 자신을 팔아넘기지 않는 것.
진정한 자신을 찾아 뿌리를 내리는 것.
그대, 씨앗만은 팔지 마라.
- 박노해 사진 에세이 「다른 길」 수록작
글·사진 _ 박노해 가스파르
※ 서울 종로구 통의동 ‘라 카페 갤러리’(02-379-1975)에서 3월 29일까지 박노해 시인 상설 사진전을 무료로 감상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