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톨릭신문은 매주 교도소와 군부대, 병원, 복지단체 그리고 선교 최일선에서 헌신하는 평신도사도직 단체에 선교 후원용 신문을 보내고 있다. 이 신문들은 ‘한 부의 가톨릭신문은 한 명의 선교사’라는 취지에 공감하며 정성을 보탠 독자들의 선교 후원으로 마련된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위로가 되고, 누군가에게는 교회를 만나는 창이 되며, 또 누군가에게는 복음을 전하는 통로가 되고 있는 신문은 보이지 않는 곳곳에서 소중한 선교의 몫을 다하고 있다. 창간 99주년을 맞은 가톨릭신문은 선교 후원용 신문이 현장에서 어떻게 읽히고 나누어지며 어떤 열매를 맺고 있는지 전하고, 오랜 시간 이 길에 함께해 온 독자들에게 깊은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 담장 너머로 스며든 ‘기쁜 소식’ 교정시설에서 전해 온 이야기 - “신문을 만난 것이 은총” 수용자에서 후원자로
“가톨릭신문사죠? 이곳 부산구치소로 보내주시는 50부의 신문 잘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신문이 많이 부족합니다. 200부로 늘려주실 수 있을까요? 재소자들이 읽을거리가 너무 부족합니다.”
2021년 3월, 부산교구 교정사목 담당 수녀에게서 걸려 온 한 통의 전화는 그렇게 시작됐다. 수도자의 말끝에는 조심스러운 부탁이 담겨 있었고, 그 부탁은 곧 재소자들의 간절한 요청이기도 했다.
독자들의 후원으로 발송 부수는 200부로 늘어났다. 하지만 5년이 지난 지금도 부산구치소에서는 모든 수용실에 신문을 비치하지 못하고 있다. 일부 호실에만 제한적으로 배포되면서 재소자들은 여전히 신문을 돌려보는 실정이다.
그러나 이처럼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교정 시설에 전해지는 가톨릭신문은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신앙을 이어주는 통로가 되고 있다. 부산구치소에 수감 중인 박민정(가명) 씨는 같은 수용실에서 생활하던 김정례(가명) 씨가 묵주를 손에서 놓지 않은 채 매주 신문을 정성껏 읽는 모습을 보며 천주교 신앙에 관심을 갖게 됐다. 이후 구치소에서 세례를 받은 그는 이제 다른 수용자들에게 신문을 건네며 신앙 이야기를 전하는 사람이 됐다.
재소자들이 가톨릭신문에 보내오는 편지에는 이러한 변화의 이야기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냉담 중이었지만 신문을 통해 교회 소식을 접하며 다시 신앙생활을 시작하게 됐다는 이야기, 다른 교정 시설로 이감된 뒤에도 신문을 계속 받아보고 싶다는 요청, 동료 수용자의 권유로 신문을 접한 뒤 세례를 받게 됐다는 사연 등 다양한 목소리가 전해진다.
2020년 6월, 본지에는 ‘기쁜 소식과 간청이 있습니다. 꼭 읽어 주세요’라는 문구가 적힌 한 통의 편지가 도착했다. 편지를 보낸 정영수(가명) 씨는 “3년 6개월의 수감생활 동안 가톨릭신문을 만난 것이 가장 큰 행운이자 하느님의 은총이었다”며 “이제 곧 출소하게 돼 이곳에서 보내는 마지막 편지가 될 것 같다”고 적었다. 그는 형편이 어려워 신문을 구독할 여유가 없다는 사정을 전하며 출소 이후 일정 기간만이라도 신문을 받아볼 수 있게 해달라고 조심스럽게 부탁했다. 그렇게 도움을 청하던 그는 2021년 9월, 직접 자신의 이름으로 신문 구독을 시작했고, 이후에는 선교 후원까지 이어가고 있다.
외부 정보와 매체 접근이 제한된 교정 시설에서 신문은 사회와 연결되는 창이기도 하다. 한국가톨릭교정사목전국협의회 회장 유정수 신부(루카·수원교구 교정사목위원회 부위원장)는 “외부 정보 접근이 제한된 환경에서 가톨릭신문은 교회 소식과 함께 희망과 연대의 가치를 전하는 매체”라며 “재소자들이 사회에 대한 적개심을 완화하고 타인에 대한 공감과 신앙 안에서의 성찰을 키워가는 데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정 관련 사목 기사가 실리면 수용자들이 신문을 오려 보관하거나 동료 수용자들과 내용을 나누는 모습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현재 가톨릭신문은 구치소와 교도소, 소년원 등 전국 교정 시설 73곳에 선교용 신문을 보내고 있다. 이 신문들은 모두 독자들의 선교 후원 신청으로 마련된 것이다.
■ 군 부대로 전해진 ‘복음의 기쁨’ - 군인 신자들 교회로 이끄는 ‘신앙 길잡이’
“장병 여러분, 간식 챙겨가세요. 가톨릭신문도 꼭 가져가 읽어보시고요!”
독자들의 선교 후원으로 군부대에 보내지는 가톨릭신문은 교회 소식을 접하기 어려운 신자 장병과 장교, 군인 가족들에게 신앙의 길잡이가 되고 있다.
군 복무 중에도 스마트폰을 사용할 수 있게 되면서 군인들, 특히 복무 중인 장병들은 국내 정치·사회·문화 소식은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그러나 세상을 바라보는 교회의 시선과 활동을 한눈에 종합해 접하기에는 종이신문만 한 매체가 없다는 것이 군종 사제들의 공통된 이야기다. 현재 본지는 군종교구 본당과 군 병원 등 군 관련 시설 104곳에 신문을 보내고 있으며, 사목자들은 주일미사에 참례하는 군인 신자들이 신문에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눈에 잘 띄는 곳에 비치하는 등 세심하게 배려하고 있다.
특히 민간인의 출입이 어렵고 군사분계선과 가장 가까운 성당으로 알려진 공동경비구역(JSA) 내 군종교구 JSA성당에도 매주 교회 소식이 담긴 신문이 전달되고 있다. JSA성당을 함께 담당하고 있는 전진본당 주임 김진오(요셉) 신부는 후원으로 배달된 신문 10부를 직접 차량에 실어 성당에 가져다 놓는다. 김 신부는 “보통 6명 정도의 군 장병들이 주일미사에 참례하러 오는데, 가볍게 훑어보는 장병도 있고 신문을 펼쳐 그 주 기사들을 꼼꼼히 읽는 장병도 있다”고 전했다.
육·해·공군 본부를 모두 관할하는 군종교구 삼위일체본당은 영외와 영내에 각각 성당이 있다. 주로 군 장교와 가족들이 참례하는 영외 성당에는 약 40부의 신문을 자유롭게 가져갈 수 있도록 비치해 두는데, 관심이 높아 대부분 빠르게 소진된다. 주임 최권우(펠릭스) 신부는 “영내 성당에는 군 복무 중인 장병들이 주로 주일미사에 참례하는데, 그동안 부수가 적어 적극적으로 신문을 홍보하지 못했다”며 “3월 22일자부터는 후원 부수를 늘려 영내 성당에도 신문을 추가로 비치하고, 장병들에게 간식과 함께 나눠줄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 밖에도 군종교구 각 본당으로 전달되는 신문에 관심을 보이는 군 신자들은 적지 않다. 경기도 양주의 한 군 성당에서는 후원으로 받은 신문 10부를 본당 생활관에 잘 보이도록 비치하고, 주임 신부와 신자 간부가 간식과 함께 신문을 나눠주고 있다. 본당 주임 신부는 “처음에는 장병들이 신문을 훑어보기만 했는데, 이제는 ‘이번 주 신문을 보고 싶다’고 먼저 찾기도 한다”며 “특히 군종교구 소식이 실린 기사에 더 큰 관심을 보인다”고 말했다.
독자들의 정성으로 군부대에 전해지는 가톨릭신문은 단순히 읽히고 버려지는 신문이 아니라 누군가의 신앙을 지키고, 누군가를 다시 교회로 이끄는 작은 ‘야전의 선교사’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용히 읽히는 신문 한 부가 군 생활을 보내는 신자 장병 한 사람 한 사람의 마음을 붙잡아 주고 있는 셈이다.
■ ‘달리는 선교사 서울대교구 운전기사사도회 - 택시 안 종이신문, 선교 마중물 되다
‘달리는 선교사’로 불리는 서울대교구 운전기사사도회(이하 사도회)는 2015년부터 매주 가톨릭신문 100부를 후원받고 있다. 이 가운데 30부는 서울 율현동 성모자애복지관으로 보내고, 일부는 택시 기사들이 연료를 채우거나 잠시 휴식을 취하는 액화석유가스(LPG) 충전소에 비치한다. 사도회 이황훈(알비노) 회장은 “충전소에 신문을 두면 동료 기사들이 금방 가져간다”고 전했다.
사도회는 또 회원들에게 신문을 5부씩 나눠주며 일상 안에서 선교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그중에서도 눈에 띄는 활동은 ‘달리는 선교사’라는 별명처럼 택시 안에서 신문을 활용해 선교하는 기사들의 모습이다.
사도회 총무부장 이강득(스테파노) 씨는 매주 받은 신문 5부를 택시 뒷좌석에 비치한 채 운행에 나선다. 그는 “손님 중에는 신문을 보고 ‘이게 뭐예요?’ 하고 관심을 보이는 분들도 있다”며 “그럴 때마다 ‘교회 소식과 복음의 기쁨을 전하는 가톨릭신문입니다’라고 소개하고 한 부씩 가져가시도록 한다”고 말했다.
이 씨는 손님들에게 자연스럽게 선교할 수 있다는 점이 신문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냉담 교우들에게 적지 않은 효과가 있다고 한다. 택시에 놓인 신문을 보고 신자임을 밝힌 뒤 “사실 냉담 중인데, 이걸 보니 다시 성당에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하는 손님들도 있기 때문이다. 이 씨는 그럴 때마다 당장 성당에 가라고 권하기보다는 “냉담을 너무 오래 하지 말고, 다시 나가게 되면 하느님을 만나게 될 것”이라고 조심스럽게 조언한다.
사도회 회원 김효순(바오로) 씨 역시 매주 신문 5부를 택시에 비치한다. 그는 어린이 손님들이 신문에 호기심을 보이는 모습이 특히 인상적이라고 말했다. 신문을 무료로 나눠 준다고 하면 오히려 미안한 마음이 든다며 택시에 놓인 불우이웃돕기 모금함에 적은 금액이라도 넣고 가는 이들도 있다. 선교와 더불어 ‘이웃 사랑’까지 실천하는 셈이다. 김 씨는 “종이 신문이 점점 사라지는 추세이지만 여전히 신문을 반가워하는 분들이 많다”고 덧붙였다.
가톨릭신문은 그 자체로 선교의 기쁨을 안겨주는 도구다. 사도회 회원 이성열(요한 사도) 씨는 신문을 보고 관심을 보이는 손님이 있으면 신앙에 관해 이야기하고 교리를 배워 보기를 권유한다. 간혹 긍정적인 반응을 보일 때면 복음이 담긴 ‘선물’을 전해 준 것만 같아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사도회 월례미사를 집전하는 노현기 신부(다니엘·서울대교구 행정지원팀 담당)는 “사도회는 택시 안에서 교회 소식과 교회의 선한 활동을 신문으로 전하며 하느님을 소개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신문이 보급될 수 있도록 후원해 주신 분들 덕분에 하느님을 전하는 데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앞으로도 이 귀한 나눔이 계속 이어지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