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년 3월 26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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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 보냈나요?”…오늘도 바다 건너올 기쁜 소식 기다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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뱃길 240km 백령도에서 23년째 신문 구독
거동 불편해 성당 갈 수 없어 월 1회 봉성체로 성사생활
신문 기사·칼럼 등 스크랩하며 신앙생활 아쉬움 달래
“가톨릭신문이 있어 고맙고 좋아”



“신문 보냈나요?”


한 주가 멀다 하고, 금요일 무렵이면 가톨릭신문사에 걸려 오는 전화가 있다. 전화가 연결되면 들려오는 말은 단 한마디. “신문 보냈나요?” 대한민국의 가장 서쪽, 그리고 서해에서 가장 북쪽에 자리한 섬, 백령도에서 걸려 온 김상재(타대오·72) 씨의 전화다.


백령도는 우편 배송이 지연되는 일이 잦다. 인천항에서 백령도까지는 뱃길로 240km. 쾌속선으로도 약 4시간이 걸리는 길이다. 이 길을 따라 백령도를 향하는 화물선은 주 2~3회가량 운행한다. 그마저도 기상이 좋지 않으면 운항이 불가능해 배송 지연이 잦다.


그러다 보니 금요일까지 신문이 오지 않은 날이면 김 씨는 어김없이 수화기를 든다. “신문 보내 드렸습니다”라는 직원의 한마디에 안심하고 전화를 끊지만, 그래도 김 씨는 “기다리는 마음이 크다”면서 지난 신문을 뒤척이며 마음을 달랜다.


김 씨가 가톨릭신문을 구독한 지 23년째. 이제 가톨릭신문은 김 씨의 생활에 빠질 수 없는 일부가 됐다. 신문이 도착하면 김 씨의 손길이 바빠진다. 한 장, 한 장 신문을 넘기며 지면을 살피고, 마음에 드는 기사나 성화를 흰 종이에 붙여 스크랩한다. 스크랩한 종이를 엮어 책으로도 만든다. 또 성경 말씀이나 칼럼, 기사 등을 또박또박 정성스레 따라 쓰기도 한다. 이 모든 활동이 김 씨에게는 기도다.


김 씨는 “신문에 있는 성경 말씀이나 묵상 글을 오리고 쓰면서 기도드린다”면서 “특히 얼마 전 ‘그들은 그 별을 보고 더없이 기뻐하였다(1월 4일자 말씀글꽃)’는 말씀을 스크랩하고 따라 쓴 것이 기억에 남는다”고 가톨릭신문을 보는 기쁨을 전했다.


김 씨는 신앙생활과 늘 떨어지지 않고 지냈다. 어려서는 집 근처 관창동공소를 돌보던 어머니 최응팔(마리아·102) 씨를 따라 공소예절과 미사에 참례했고, 이후로도 인천교구 백령도성당을 찾아 미사를 드리며 신앙생활을 이어 왔다. 비록 지적장애는 있지만, 성경 말씀을 사랑하는 마음이 컸던 김 씨는 성경 전권을 필사해 상을 받기도 했다.


백령도본당 김은실(요안나) 사무장은 “(상을 받은 이후로도) 성경 필사를 꾸준히 하시고, 예수님과 성모님의 사진을 하나하나 모아서 책을 만들고 기도하신다”면서 “누가 하라고 해서 되는 일이 아닌데 본인이 처한 상황에서 열심히 신앙생활을 하시는 것이 느껴진다”고 전했다.


하지만 5년 전 김 씨의 어머니는 건강상의 이유로 요양원에 입소했고, 김 씨도 거동이 불편해지면서 성당을 찾지 못하고 월 1회 봉성체로 신앙 생활을 이어가고 있다. 매주 찾던 성당에 가지 못하는 것이 아쉬워 불편한 몸을 이끌고 집 인근 공소를 찾지만, 아쉬운 마음은 쉬이 채워지지 않았다.


그런 김 씨에게 매주 교회의 이름으로, 예수님의 이름으로 찾아오는 선물이 가톨릭신문이다. 김 씨는 “가톨릭신문에서 성모님도 예수님도 만나니 기쁘다”며 “가톨릭신문이 있어서 고맙고 참 좋다”고 말했다.


“이번 주 신문은 언제 오나….” 


김 씨는 오늘도 가톨릭신문을 기다린다. 김 씨를 위해 240km 바닷길을 건너 찾아가듯, 가톨릭신문은 기쁜 소식을 기다리는 이들을 위해 우리 발길이 닿기 어려운 곳을 향해 찾아간다. 


사회와 단절된 높은 담장을 넘어 교정시설 73곳으로, 민간인이 들어갈 수 없는 철책을 넘어 군부대 104곳으로 찾아간다. 희망의 기쁜 소식이 절박한 이들을 위해 복지단체 823곳으로, 병원 104곳으로 찾아간다. 그리고 사랑의 기쁜 소식이 필요한 외딴 공소 496곳에, 그보다 더 멀리 떨어진 해외 선교지 45개국 205곳에 가톨릭신문은 어김없이 찾아간다. 


독자들의 작은 정성으로 이 수많은 기다림을 기쁨으로 채우는 기적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이승훈 기자 joseph@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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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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