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론의 대가’, ‘학자 중의 학자’로 불린 정하권 몬시뇰(플로리아노?마산교구 성사전담)이 3월 29일 선종했다. 향년 99세.
1927년 경북 왜관에서 태어나 1951년 사제품을 받은 정 몬시뇰은, 고(故) 김수환 추기경과 함께 품을 받은 ‘유일한 동기 사제’이다. 서품 직후 창녕본당 주임을 역임하고, 스위스 프리부르그대학, 프랑스 파리대학교 등에서 유학했다. 유학기간 동안 그가 사목했던 창녕본당이 대구대목구에서 부산대목구로 소속이 바뀌면서 정 몬시뇰 역시 부산대목구 사제가 됐다가, 유학이 끝날 무렵에 마산교구가 생기면서 마산교구 사제로 소속이 바뀌었다. 이후 초대 마산교구장으로 김수환 추기경이 부임했고, 대구대목구에서 시작한 ‘동기 사제’의 인연이 마산교구로 이어진 일화는 잘 알려져 있다.
1966년 귀국한 정 몬시뇰은 남성동본당 주임을 역임하고, 1970년부터 1973년까지 한국사목연구원 원장을 지냈으며, 1973년부터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CCK) 사무차장 겸 서울가톨릭대 교수로 일했다. 이 무렵부터 1994년 은퇴까지, 정 몬시뇰은 20여 년을 신학교 교수로 후학 양성에 헌신했고, 700여 명 사제를 가르친 이력 덕에 ‘사제들의 아버지’, ‘사제들의 스승’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1975년부터 광주대건신학대학 교수로 일하며 4년여간 학장을 맡았고, 1982년부터는 대구가톨릭대 학장으로 8년, 교수로 4년간 소임했다. 대구가톨릭대 학장으로 재직하던 1987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에 의해 몬시뇰로 서임됐다. 사제생활 중 가장 보람 있었던 일로 “훌륭한 사제를 많이 길러낸 일”을 꼽던 정 몬시뇰은, 일선에서 물러난 이후에는 전국 교구를 찾아 신자들을 위한 강연을 펼치며 활발하게 활동했다.
‘외유내강’을 원칙으로 ‘사제답게’ 살아간 정 몬시뇰을 제자들은 따랐다. 정 몬시뇰 사제수품 60주년(2011년), 70주년(2021년) 기념행사를 제자 사제들이 주축이 돼 마련했으며, 정 몬시뇰이 2022년부터 지내왔던 경남 창원 이화요양병원에도 후학들의 발걸음은 이어졌다. 최근 3월 22일 교구장 이성효(리노) 주교의 병문안을 마지막으로 정 몬시뇰은 영면에 들었다.
고인의 장례미사는 31일 오전 10시 마산교구 주교좌양덕동성당에서 이성효 주교 주례로 봉헌되며, 유해는 경남 고성군 이화공원묘원 성직자 묘원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