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보 성체 수도회가 이주민과 난민들의 자립을 돕기 위해 운영하는 경기도 의정부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에서는 친환경 재료를 사용해 통밀빵과 초, 비누 등을 만든다. 통밀빵은 지리산 우리밀을 사용해 버터와 달걀, 설탕을 넣지 않고 만들며, 초 역시 인공 왁스나 파라핀이 아닌 천연 콩왁스와 밀랍 등 친환경 재료를 사용한다.
특히 부활을 앞두고는 달걀 모양을 거의 그대로 본뜬 ‘부활 계란초’와 달걀 속 모양을 본뜬 ‘부활 계란컵초’ 등을 만든다. 최근 교회 안에서도 생태환경 보전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주님 부활 대축일에 부활 달걀 대신 나누기 위한 통밀빵이나 부활 달걀초를 이곳에서 주문하는 본당도 늘고 있다. 친환경 제품을 구매하는 것만으로도 이곳에서 일하며 생계를 이어가고 기술을 배우는 이주노동자들에게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 담당 김보현(로사) 수녀는 “올해는 부활을 앞두고 통밀빵과 부활 달걀초를 총 2000개 넘게 만들었다”면서 “아무래도 우리 시설이 친환경 재료로 음식과 물품들을 만들다 보니 평소에도 다양하게 구매 문의가 들어오지만, 특히 부활 달걀을 대체하기 위해서 물건을 구매하는 곳들도 있다”고 전했다.
대표적인 사례로 의정부교구 금곡본당은 2025년 주님 부활 대축일에 부활 달걀 대신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에서 구매한 통밀빵을 신자들과 나눴다.
본당 주임 최상훈(라파엘) 신부는 “달걀 생산 과정에서 교회가 추구하는 생태환경 보전의 가치와 맞지 않는 환경에서 닭이 혹사당하는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알게 된 뒤, 부활 나눔을 다른 음식으로 대체해 보고자 했다”며 “부활 때 달걀을 나누는 것이 교우들에게 익숙한 만큼 사목평의회 논의를 거쳐 결정했고, 교우들에게도 부활 달걀을 하지 않게 된 이유를 설명했다”고 말했다.
전주교구 사회사목국도 금곡본당처럼 부활 달걀을 대신할 나눔으로 통밀빵을 선택했다. 사회사목국은 올해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에서 통밀빵 130개를 주문해 전북 고창 동혜원공소, 익산 상지원공소, 김제 신암공소, 익산 남촌공소 등 한센인 공소 네 곳에 주님 부활 대축일 선물로 보낼 예정이다. 사회사목국은 매년 주요 전례 시기마다 이들 공소에 선물을 보내고 있다.
사회사목국 이 루카 수녀(미리내 성모 성심 수녀회)는 “동물복지라는 관점에서 부활 달걀을 대신해 매년 다른 음식을 선물을 보내고 있다”며 “꼭 달걀이 아니더라도 부활의 기쁨과 의미를 나눌 수 있지 않겠느냐는 논의는 꾸준히 있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이주민을 돕는 동시에 친환경 제품을 만드는 ‘착한 사마리아인의 집’과 서로 긍정적인 도움을 주고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사회사목국은 몇 해 전에는 부활 계란초를 구매해 한센인 공소에 부활 선물로 나눠주기도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