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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의 자비 주일 특집] 왜 ‘자비’는 부활 다음에 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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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님 부활 대축일 다음 주일인 부활 제2주일을 교회는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지낸다. 이 명칭은 2000년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파우스티나 코발스카 수녀를 시성하면서 공식 선포했고, 같은 해 교황청 경신성사부 교령을 통해 전례력과 미사 경본 안에 명문화됐다. 


그러나 이 주일이 하느님의 자비 주일이 된 데는 단순히 전례력에 기념일 하나가 더해진 것이 아니라, 파우스티나의 신심과 부활 시기의 전례 그리고 이날 복음에 대한 교회의 이해가 서로 맞물려 있다.


하느님의 자비 주일의 기원은 20세기 초 폴란드 파우스티나 수녀의 영적 체험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의 「일기」에는 예수님께서 “부활 후 첫째 주일이 자비의 축제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씀하셨다는 기록이 있다.(299항) 이 요청은 49항과 570항 등에서도 반복된다. 


그리고 699항에는 이 축일의 의미가 구체적으로 담겨 있다. 예수님은 이 자비의 축일을 “모든 영혼, 특히 가련한 죄인들을 위한 피난처와 피신처”라고 부르시며, 그날 고해와 영성체에 오는 이들에게 특별한 은총을 약속하신다. 부활 제2주일이 하느님의 자비 주일로 자리 잡게 된 직접적인 영적·신심적 근거가 바로 이 기록들이다.


폴란드 크라쿠프대교구에서는 1985년 이 축일을 처음으로 전례력에 공식적으로 포함했고, 이후 폴란드 여러 교구로 확산됐다. 크라쿠프대교구장 시절부터 파우스티나 수녀의 시복·시성 절차에 깊이 관여했던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은 서임 뒤 회칙 「자비로우신 하느님(Dives in Misericordia)」 등을 통해 하느님 자비를 교회의 핵심 주제로 제시해 왔다.


전례적인 면을 볼 때 교회는 주님 부활 대축일부터 부활 제2주일까지 여덟 날을 하나의 큰 축일처럼 지내는 부활 팔일 축제로 거행한다. 그 마지막 날인 부활 제2주일은 축제의 절정을 이루며 주님 부활의 의미와 신비를 고양한다. 


이날 미사에서는 전례력 가·나·다해 공통으로 요한복음 20장 19~31절이 봉독되는데, 여기에는 두 장면이 핵심으로 담겨 있다. 먼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닫힌 문안에 숨어 있던 제자들에게 나타나, “성령을 받아라. 너희가 누구의 죄든지 용서해 주면, 그가 용서받을 것이다”라고 말씀하신다. 또 부활 소식을 믿지 못했던 토마스를 위해 예수님께서 다시 오셔서 상처 난 손과 옆구리를 직접 보여 주시며 의심 속의 제자를 믿음으로 이끄신다.


하느님의 자비 주일 전대사 교령 등은 이 복음에서 부활하신 주님께서 교회에 죄의 용서 사명을 맡기신 장면을 특별히 상기시킨다. 부활 사건은 예수님께서 죽음을 이기고 다시 살아나셨다는 사실을 선포하는 동시에, 상처 난 몸으로 다가오시는 주님 안에서 죄의 용서와 관계 회복이 열리는 사건으로 교회 안에서 묵상 돼 왔다. 


부활 팔일 축제의 마지막 날은 바로 그 자비가 교회의 사명으로 선포되는 날인 셈이다. 그래서 경신성사부 교령은 “성 요한 바오로 2세 교황이 부활 제2주일을 이러한 은총의 선물을 특별한 신심으로 기억하는 날로 정하고, 이 주일에 하느님의 자비 주일이라는 이름을 주었다”고 밝힌다.


이주연 기자 miki@catimes.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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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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