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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활의 빛으로 전쟁의 어둠을 걷어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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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오 14세 교황은 즉위 후 첫 주님 부활 대축일 ‘우르비 엣 오르비(Urbi et Orbi)’ 메시지에서 전 세계에 평화가 자리하기를 호소했다. “무기를 가진 이들은 그것을 내려놓으십시오. 전쟁을 일으킬 수 있는 권력을 가진 이들은 평화를 선택하십시오. 강요된 평화가 아니라 대화를 통한 평화를 선택하십시오.”


부활은 단순히 기쁨의 축제가 아니다. 죽음을 이기신 그리스도의 부활은 폭력과 증오를 넘어서는 하느님의 방식, 곧 평화의 근원을 드러낸다. 교황이 강조했듯 “부활하신 그리스도의 힘은 완전히 비폭력적”이며, 그 평화는 무기의 침묵이 아니라 인간의 마음을 변화시키는 힘이다. 그러므로 부활은 평화를 향한 초대이며, 전쟁의 논리를 넘어서는 생명의 선언이다.


오늘날 세계는 그 초대에 충분히 응답하지 못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와 중동을 비롯한 곳곳의 전쟁은 계속되고, 수많은 이가 고통 속에 놓여 있다. 비극의 이면에는 프란치스코 교황이 지적한 ‘무관심의 세계화’가 자리한다. 타인의 고통에 무뎌진 마음과 방관은 전쟁을 지속시키고 있다.


우리의 부활 신앙은 이 무관심을 넘어서는 데서 드러난다. 부활은 과거의 사건이 아니라 지금 여기에서 살아내야 할 삶이며, 고통받는 이들을 외면하지 않는 선택으로 구체화된다. 타인의 아픔에 응답하는 작은 연대가 곧 부활 신앙의 증거다.


부활하신 주님의 평화는 강요된 질서가 아니라 마음을 변화시키는 은총이다. 세계의 위정자들이 무기를 내려놓고 대화를 선택할 때, 그리고 우리가 무관심을 넘어 연대로 나아갈 때, 비로소 전쟁의 어둠은 걷히기 시작할 것이다. 부활 시기, 우리 모두가 평화의 증인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간절히 기도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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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톨릭신문 2026-04-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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